김하늘 “이원근과의 키스신은 좀… 미안하던데” [인터뷰] 기사의 사진
‘멜로 퀸’ 왕관을 잠시 내려놓고 영화 ‘여교사’에서 새로운 모습을 선보인 배우 김하늘. 필라멘트픽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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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하늘(39)이 털어놓은 솔직한 속내. 영화 ‘여교사’는 사실 외면하고 싶은 작품이었다. 극 안에서 느껴야 할 굴욕감과 모멸감이 너무도 불쾌했다. ‘왜 내게 이 시나리오를 줬을까’ 의아하기도 했다.

“그런데 엔딩에서의 감정이 세게 오더라고요. 감정적으로 힘들어도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캐릭터였기에 배우로서 욕심이 났어요. 효주라는 친구가 굉장히 안타깝고, 아슬아슬하고, 불쌍했어요. 내가 그를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죠.”

그렇게 김하늘은 이제껏 본 적 없는 낯선 얼굴을 꺼냈다. 특유의 생기발랄함은 완전히 지워버렸다.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던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가 정교사 자리를 꿰차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을 향한 질투와 열등감에 휩싸이고, 결국 스스로 폭주해버리는 과정을 세밀하게 그려냈다.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하늘은 “효주의 감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확하게 알고 가는 게 제일 중요했다”며 “100% 이해하고 공감하니까 그 이외의 것을 준비하거나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당초 ‘여교사’는 교사와 학생간의 부적절한 관계를 다뤘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두 여교사가 한 남학생(이원근)을 두고 줄다리기하는 식의 구도가 그려지는 탓에 색안경 낀 시선이 많았다. 김하늘은 “(관객이) 영화를 선택하기까지가 어려울 거라는 걸 이해한다”며 “하지만 보고나면 분명 생각이 달라지실 것”이라고 했다.

“난 선생이고 넌 학생이야”를 외쳤던 드라마 ‘로망스’(MBC·2002)에서 제자와의 사랑은 이미 경험해봤다. “사실 두 작품은 비교가 안 돼요. 제자와의 관계에 있어서의 느낌이 너무 달라요. 그리고 김재원씨랑 연기할 때는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이원근씨랑 키스신을 할 때는 약간 미안한 느낌이 있었어요(웃음).”

까마득한 후배 이원근(26)과 호흡을 맞추면서 김하늘은 ‘선배가 되는 것’에 대한 생각이 깊어졌다. 자신을 어려워하는 후배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걸고 조언을 건넸다. 이제는, 그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 소리 들은 지 꽤 됐는데 제가 선배 같은 행동을 한 적은 별로 없더라고요. 워낙 다 아우르는 성격이 되진 못 해서…. 선배는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후배일 때가 좋은데.”

김하늘은 “경력이 늘면서 ‘배우로서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을 좀 더 용기 있게 펼쳐야 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래서 연기 욕심도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컨디션이 좋아야 좋은 연기가 나온다”는 김하늘은 평소 밝게 생활하는 편이다. 최근의 상황은 더할 나위 없다. 지난해 3월 결혼해 신혼의 행복을 만끽하는 중이다. 인터뷰 중 남편 얘기가 나올 때마다 그의 얼굴엔 화색이 돌았다.

“연애할 때보다 좋은 것 같아요. 남편이랑 굉장히 코드가 잘 맞거든요. 누가 제 인생의 장르는 로맨틱 코미디일 것 같다고 하던데, 그 말이 정말 맞아요(웃음).”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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