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명호] 프레임 전쟁 기사의 사진
문재인 전 대표 등 민주당 대선주자들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통령이 되는 것은 정권교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노리는 바는 ‘반기문=여권후보=박근혜정권 연장’이라는 덫이다. 유권자들에게 현 정권 세력과 정권교체 세력이라는 이분법 시각의 프레임을 걸어 반기문을 한쪽 편에 가두려는 의도다. 반기문 측은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친박과 거리두기에 몰두한다. 대선 프레임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안철수 전 대표와 비박 세력의 연대 가능성을 흘리는 쪽은 호남 기반의 국민의당에 치명상을 가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그가 개혁적이 아니며 결국 여권 성향이라는 이미지 구축을 노린 것이다. 이 틀에서 벗어나려는 전략이 연대를 부정하는 이른바 자강론이다. 나아가 문재인 대 안철수 싸움이라는 다른 프레임을 작동시켰다.

개헌론도 마찬가지. 야권 비문 대선주자들이 내세우는 개헌론은 낡은 체제 및 박근혜식 정치 타파라는 프레임이다. 그러면서 개헌에 부정적인 문재인을 호헌론자로 부각시킨다. 호헌 하면 바로 구체제, 기득권, 전두환의 4·13호헌조치가 연상된다. 문재인은 2018년 지방선거 때 개헌투표 방안으로 탈출 중이다. 탄핵 프레임으로 정국을 얘기하면 보수층도 집권보수세력에 등을 돌린다. 하지만 ‘진보세력 문재인한테 정말 정권 넘겨줄래’라는 프레임을 걸면 다시 보수층이 뭉칠 계기를 마련해 준다.

대선주자들이 나에게 유리하고, 상대방에 불리한 프레임을 형성시키면 ‘재미 좀’ 볼 수 있다. 갇혔다고 판단되면 탈출하기 위해 지지층이 열광할 만한 다른 프레임을 만들어 그들만의 언어로 치고 나가면 역공 기회가 온다. 괜히 그 틀 안에서 논리적으로만 반박하는 순진한 전략으로 나갔다간 부정적 프레임의 덫에 더 빠져든다. 대선 과정 곳곳에서 노회하고 정략적이고 어두운 프레임 전쟁이 터질 게다. 유권자들에게 그 본질을 파악할 수 있는 합리적 선구안(選球眼)이 필요한 시절이 왔다.

김명호 수석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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