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인적 쇄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과 서청원 의원의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썩은 종양’ ‘폭군’ ‘할복’ 등 거친 표현이 잇따르고 급기야 서 의원이 인 위원장을 검찰에 고소하고 법원에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기에 이르렀다. 10일 오후 의원총회에서는 상대를 앞에 놓고 빤히 바라보며 격한 말로 치고받았다.

정당 안에서의 다툼이야 흔히 있는 일이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들의 싸움에 교회와 교회 직분을 자주 들먹인다는 점이다. 서 의원은 인 위원장을 겨냥해 “거짓말쟁이 성직자” “악성종양의 성직자” “목사님께 이렇게 모욕을 당할 줄 몰랐다” “성직자는 사람을 살려야 되는데 어떻게 할복을 하라고 하나”며 공박했다. 인 위원장은 “새누리당은 서청원 집사가 계신 교회” “집사님한테 목사가 설교를 들었다”고 맞받았다.

이들의 말을 들으면 새누리당이 아니라 마치 교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인 위원장은 목회에서 은퇴한 후 정치에 뛰어든 인물이고, 서 의원은 8선의 원로급 정치인이다. 이미 정치판에서 둘이 맞붙은 상황이다. 이런데도‘목사’ ‘집사’ 운운하며 서로를 폄훼하는 것은 무척 볼썽사납다. 더욱이 상대를 비아냥대는 수단으로 교회 직분을 들먹이는 행위는 한국교회와 교인들에게 상당한 불쾌감을 준다. 비대위원장과 새누리당 국회의원 자격으로 벌이는 다툼에 왜 교회와 직분을 끼워넣는단 말인가.

성경은 교회를 하나님의 몸이라고 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로 구성된 영적 공동체란 의미다. 또 교회를 이루는 중추적 지체인 목사와 장로, 집사 같은 직분은 하나님이 준 각별한 은사라고 여겨 왔다. 이런 사실을 두 사람이 모를 까닭이 없다. 인 위원장과 서 의원은 더 이상 한국교회를 욕보이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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