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박현동] 18에 대하여 기사의 사진
자연수 18은 기구하다. 읽을 땐 십팔이고, 셀 땐 열여덟이다. 순서를 말할 때도 열여덟이다. 발음이 성(性)과 관련되거나 비속어로 사용되는 말과 유사하다는 점 때문에 열여덟으로 읽히기도 한다. 남자 또는 여자를 지칭하는 의존명사를 붙이면 욕이 된다. 극성맞은 네티즌들이 종종 쓴다. 그러나 18은 성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단지 발음이 유사할 뿐이다. 그래서 18은 억울하다. 공교롭게도 박근혜는 18대 대통령이다.

18세는 많은 경우 사회적 기준이 된다. 부모 동의 하에 결혼을 할 수 있는 나이다. 공무원 시험에 응시할 수 있고, 운전면허를 딸 수 있다. 자원입대도 가능하다. 어른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18은 금에서도 주류다. 순금은 24K다. 그러나 너무 무르다. 일상에서는 18K가 주로 사용된다. 10K, 12K, 14K도 있지만 금으로서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다. 애창곡을 말하는 18번의 유래는 좀 서글프다. 일본 전통연극 가부키 명작으로 선정된 18개 작품 중에서 18번째 가부키가 가장 대중의 인기를 끌었는데 바다를 건너면서 의미가 바뀌었다. 골프의 한 라운드도 18홀이다.

정치가 개입되면 논쟁이 된다. ‘18원 후원금’이 대표적이다. 못마땅한 정치인 계좌에 후원금 18원을 송금해 골탕 먹이자는 의도다. 그들 말대로 ‘18짓한 의원들∼’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애꿎은 18이다. 조롱과 저급이 넘친다. 역겹다. 정리비용만 50원 들고, 세액공제 서류까지 보내줘야 하니 당하는 입장에선 속이 탈 지경이다.

우리는 18세 투표권이 없다.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지만 투표권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인 듯하다. 국회 안행위 소위는 지난 9일 투표 연령을 18세로 낮추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안행위 전체회의와 법사위, 본회의 등 관문은 남아 있지만 입법을 위한 첫걸음을 뗐다. 올해 만 18세가 되는 인구는 61만7000명 정도다. 만일 입법이 완료되고 ‘벚꽃대선’이 치러진다면 30만명 안팎이 새롭게 투표권을 얻는데 표심이 자못 궁금하다.

박현동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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