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동생인 반기상(69)씨와 조카 반주현(38)씨가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뇌물 혐의로 기소됐다. 12일 귀국해 대선 행보에 나설 반 전 총장으로선 대형 악재를 만난 셈이다. 반 전 총장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검증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 연방검찰 뉴욕남부지검은 반씨 부자가 경남기업으로부터 베트남 소재 1조원대 부동산의 매각을 의뢰받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중동의 한 공무원에게 50만 달러(약 6억원)의 뇌물을 건네려 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경남기업은 2013년 유동성 위기를 겪자 베트남의 72층 복합빌딩 ‘랜드마크 72’를 팔기로 했다. 당시 경남기업 고문이었던 반씨는 자신의 아들인 주현씨가 이사로 있던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 콜리어스를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게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주현씨는 중동의 한 국부펀드에 이 부동산을 매각하기로 하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그 나라 공무원에게 50만 달러를 전달하려고 시도했다. 검찰수사 결과 말콤 해리스라는 인물이 공무원 대리인을 자처해 이 돈을 받아가 개인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현씨는 경남기업으로부터 22만5000달러(2억6860만원)를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주현씨를 뉴저지에서 체포해 조사 중이다. 반씨와 해리스는 수배 중이다. 주현씨 등에게 적용된 혐의는 돈세탁과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온라인 금융사기, 신원도용 등이다. 이 중 돈세탁 혐의는 유죄로 인정되면 최고 20년형까지 받게 된다.

반 전 총장 측 이도운 대변인은 11일 “반 전 총장도 보도를 보고 기소 사실을 안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굉장히 놀랐을 것이고 그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 전 총장 측은 네거티브 공세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반 전 총장이 귀국 직후 인천공항에서 23만 달러 수수 의혹을 직접 해명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변인은 “반 전 총장과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 국민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권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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