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히스토리]  합종연횡… 마이웨이… “완전자율주행까지 스피드 UP”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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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뿐만 아니라 구글을 비롯한 IT업체와 자동차부품업체도 적극적으로 가세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는 자율주행차의 연간 판매량이 2035년 210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스스로 환경을 인식해 운전자 조작 없이도 주행하는 자동차다. 국제자동차공학회(SAE)는 자율주행 수준을 운전자가 항상 조작해야 하는 레벨0부터 운전자가 전혀 필요 없는 레벨5까지 5개 단계로 구분한다.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의 관전 포인트는 누가 더 개선된 기술을 선보이는지, 누가 가장 먼저 레벨5 단계 자동차를 내놓는지에 있다.

완성차-IT·부품업체 경쟁·협력…춘추전국 시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최근 보고서에서 자율주행차 개발 동향 특징을 △완성차업체와 IT·부품업체 간 협력 강화 △IT·부품업체의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 활성화 △부분자율주행 상용차 개발 가속화 △부분자율주행 단계를 생략한 완전자율주행차 개발 추진 △완성차업체의 카셰어링(차량공유) 등 모빌리티 서비스 진출 등 5가지로 정리했다.

자율주행 기술을 자체 개발해오던 완성차 업체들은 소프트웨어나 센서처럼 모방하기 어려운 기술을 획득하기 위해 IT·부품업체와 기술 협력을 맺거나 공동 개발에 나서고 있다. 관련 사업 부문이나 업체를 인수하기도 한다.

완성차업체 보조에 그치지 않고 자율주행차 시장에 직접 참여하는 IT업체와 자동차부품업체도 적지 않다. IT업체는 자율주행 시스템과 차량용 반도체 등에 강점이 있고, 자동차부품업체는 센서·정밀지도 등 자율주행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완성차 제작 역량에 한계가 있어 완성차업체와 자율주행차를 공동 개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글과 우버, 바이두를 제외한 IT·부품업체들은 자율주행 완성차 개발을 포기하고 기술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들은 차량용 반도체, 소프트웨어, 센서 등 자율주행 관련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다임러, 볼보, 만, 스카니아, 이베코, 다프 등 유럽계 업체는 자율주행 상용차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일부 업체는 자율주행 승용차를 개발하면서 부분자율주행 단계를 건너뛰기도 한다. 운전자가 부분자율주행차를 과신해 사고가 발생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포드와 구글은 부분자율주행차를 개발하지 않고 2021년까지 레벨5 단계의 완전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완성차 업체들은 중장기 신차 판매 감소에 대비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 경쟁이 심해지는 데다 우버·리프트 같은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가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타티스타는 미국 카셰어링 서비스 이용자 수가 2015년 1240만명에서 2020년 2040만명으로 증가하고, 공유차 1대가 소유차 13대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완성차 업체들은 사용자 주행 데이터를 확보해 기술 정확도를 높이고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제공해 수익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자율주행차 기술 어디까지 왔나

미국 대표 완성차업체 GM(제너럴모터스)은 올해부터 고속도로 자율주행기술 ‘슈퍼 크루즈’ 시스템을 고급차 캐딜락에 장착해 판매할 계획이다. 완전자율주행차 기술 개발까지는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GM은 완전자율주행기술을 탑재한 전기차 볼트EV를 출시해 무인택시로 활용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테슬라는 정밀 분석이 가능하지만 비용이 높은 라이다 대신 레이더 센서를 사용해 부분자율주행 전기차를 조기 상용화할 계획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중국·독일에서 4차례 자율주행차 사고가 발생한 뒤 레이더와 내장형 컴퓨터 기능을 대폭 강화했다.

2009년 자율주행차 개발에 착수한 구글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최장 시범운행거리(42만4331마일)를 기록했다. 100마일당 최소 자율주행 해제 횟수(0.08회)를 보유한 선두 업체다. 2014년에는 운전대와 가·감속 페달을 없앤 레벨4 자율주행 전기차를 공개했다. 2021년까지 레벨5 자율주행차 출시를 목표로 정밀지도와 센서 정보를 융합하는 소프트웨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애플은 자율주행 분야에서 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2014년 자동차업체 임직원들을 영입해 자율주행 전기차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했지만 다임러·BMW와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방향을 틀었다. 애플은 중앙제어시스템 카플레이 개발, 드론을 이용한 지도 컨텐츠 강화 등으로 자율주행차 1차 공급자로 입지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우버는 2021년까지 볼보와 완전자율주행차를 공동개발해 무인택시·무인트럭 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해 미국 피츠버그에서 볼보와 보드 차량으로 운전자가 탑승한 자율주행 택시를 시범 운영했다. 미국 콜로라도에서는 맥주 2000상자를 실은 자율주행 트럭으로 193㎞ 구간을 2시간 안에 주행했다.

다임러는 2020년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지 않고 시속 120㎞로 달릴 수 있는 자율주행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상용차 부문에서는 고속도로 파일럿 시스템을 장착한 ‘벤츠 퓨처트럭 2025’로 자율주행을 시험 중이다. 네덜란드에서는 자율주행 버스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BMW는 시속 250㎞로 달리는 자율주행차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4년에는 장애물을 지그재그로 통과하는 고속 슬라럼과 드리프트가 가능한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볼보는 탑승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자율주행 승용차를 개발 중이다. 우버와 자율주행 택시를 공동 개발하고 차량 안전 시스템 개발을 위해 오토리브와 합작회사를 세웠다.

도요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율주행기술 특허를 보유한 완성차 업체다. 2위 타이틀도 자회사 덴소가 갖고 있다. 회사는 2020년 고속도로용 자율주행차를 출시키로 하고 MIT·미시간주립대·스탠퍼드대와 인공지능(AI) 개발 협력을 체결했다. 미국에는 자율주행기술 관련 리서치 기관을 설립하기도 했다.

혼다는 1986년부터 로봇 연구를 해온 전문성을 활용해 AI 엔진을 탑재한 소형 완전자율주행 전기 컨셉트카를 올해 CES에서 공개했다. 닛산은 전기차 리프(Leaf)를 기반으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2020년까지 반자율주행차를 10종 이상 출시할 계획이다.

중국 완성차업체 장안기차는 지난해 4월 자율주행차 레톤으로 2000㎞ 시범주행에 성공했다. 내년까지 고속도로용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고 2025년에는 도심주행이 가능한 자율주행차를 양산할 계획이다. IT업체 바이두는 2014년부터 AI 운전자 보조 프로그램이 탑재된 자율주행차를 개발해오고 있다. 내년에 상업용 자율주행차를 출시하고 2021년에는 대량 생산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한국에서는 현대·기아차가 구글·시스코 등 IT업체와 협력하며 커넥티드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2015년 제네시스를 이용해 표지판을 읽어 속도를 조절하고 차선 유지, 차간 거리와 조향·속도 제어 등이 가능한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네이버는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해 도요타 개조 차량으로 자율주행 시스템을 시험 중이다. 올해 자율주행 임시면허로 국내 일반도로 시범주행에 나설 계획이다.

글=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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