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97) 고려대안암병원 유방센터] 유륜 쪽 최소절개수술… 여성성 최대한 보존·재건 기사의 사진
고려대안암병원 유방센터 의료진이 지난 10일 병리과 회의실에서 다학제 협진 회의를 마치고 잠시 포즈를 취했다.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방내분비외과 배정원(전 센터장), 병리과 이정현 교수, 암센터 코디네이터 이수현 간호사, 핵의학과 최재걸, 방사선종양학과 김철용, 영상의학과 송성은, 종양내과 박경화, 유방내분비외과 정승필(센터장) 교수. 구성찬 기자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마음의 건강까지 회복하는 아름다운 완치. 고려대안암병원 유방센터(센터장 정승필·유방내분비외과 교수)가 365일 매일같이 꿈꾸는 세상이다. 건강하고 아름다운 유방은 아기집 자궁과 함께 대표적인 여성성의 상징으로 꼽힌다. 유방암 진단 후 유방 전(全)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이 거의 예외 없이 우울감과 상실감, 좌절감을 느끼는 이유다.

고려대안암병원 유방센터가 유방질환 치료 시 겨드랑이나 유방 밑 주름, 유륜(乳輪) 쪽으로 접근해 흉터가 안 보이는 최소절개수술을 시행하고 유방의 본래 모양도 지켜주려 힘쓰는 것은 이 때문이다.

다학제 통합진료 환경 구축

고려대안암병원의 유방건강 지키기 인프라는 크게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이 센터는 하드웨어부분에서 다학제 통합진료를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도 최상의 편의를 제공하는 치료환경을 구축해 놓고 있다.

유방 촬영술, 유방 초음파촬영술,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등 정밀검사 결과를 근거로 피부를 3∼5㎝만 절개하는 유방 보존수술과 로봇을 이용한 유방 재건수술을 시행함으로써 치료 후에도 유방 원형을 지킬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투병 증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지지 서비스도 제공한다. 코디네이터들은 또한 환자들이 기존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고 체중을 조절하는데 이로운 운동요법을 꾸준히 실천하도록 돕는다.

고려대안암병원 유방센터는 또 유방암 환자 서포트팀을 운영하며 암 환자들이 치료 중 또는 치료 후 지속적으로 상담을 받으면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로봇으로 원형 최대한 보존·재건

여성들은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이른바 ‘멘붕’ 상태에 빠지기 십상이다. 여성성을 대변하고 모성을 상징하는 유방을 잃게 되거나 유방 모양이 변형될까봐 두려워서다. 그로 인한 수치심과 우울감, 상실감, 좌절감 등으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고려대안암병원 유방센터는 ‘유방암 종양성형 수술법’이라는 최신 치료법으로 이 난관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유방암 종양성형 수술법이란 암 제거와 동시에 잔여 유방조직을 활용해 본래의 유방 모양을 최대한 유지시켜주는 방법이다.

특히 유방내분비외과 배정원, 정승필 유방내분비외과 교수팀은 유방 절제 수술시 유방 변형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륜(乳輪) 주위 또는 유방 밑 주름 쪽으로 파고들어 수술흉터가 눈에 안 띄도록 해줘 각광받고 있다. 배 교수는 직전, 정 교수는 현 유방센터장이기도 하다.

암의 범위가 넓거나 여러 군데에 분포해 부득이 유방 전체를 잘라내야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때는 항암치료를 먼저 시행해 암의 크기를 줄인 다음에 수술하는 방법으로 유방 모양을 최대한 살려주려 애쓴다.

도저히 보존 방법이 없을 때에는 암 절제수술 직후 바로 성형외과 윤을식 교수팀에 의뢰해 유방재건수술을 시행해 아름다운 가슴을 복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윤 교수는 로봇 팔을 이용한 무(無)흉터 유방재건수술 분야에서 국내 최고수 평가를 받는 유방성형 전문가다.



유방암, 정기진단으로 조기발견

어떤 질병이든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유방암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비만해지지 않도록 생활습관과 식습관을 개선하고 자신의 체력에 맞는 운동을 골라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것이다. 아울러 유방에 멍울이 잡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자가검진 및 정기검진도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유방암은 진단 시 0기암의 경우 5년 생존율이 100%에 가까우나 4기암의 경우 30%미만에 그친다. 예방은 물론 장기 생존 가능성이 높은 초기에 발견하려면 어떤 증상도 나타나지 않을 때 월 1회씩 주기적으로 자가검진을 실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조기발견 및 진단이 곧 생존율 향상을 담보하는 보증서와 같기 때문이다.

유방암 자가검진은 생리가 끝난 지 4∼6일째에 거울 앞에 서서 유방의 전체적인 윤곽, 좌우대칭여부, 유두 및 피부 함몰 여부 등을 살피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양손을 올려 유방의 피부를 팽팽하게 만든 상태에서 유두 등 피부 함몰 여부를 재확인한다. 또 왼손을 어깨 위로 올린 뒤 오른쪽 가운데 세 손가락의 끝을 모아 유방 바깥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원형을 그리며 유두를 향해 천천히 들어오면서 만져보고 유두를 짜며 분비물이 나오는지 관찰한다. 겨드랑이 쪽에도 멍울이 잡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정승필 센터장은 16일 “암이라는 질병 자체도 건강에 큰 적이지만, 과도한 염려로 인한 스트레스 역시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라며 “뜻밖의 병으로 유방을 잃지 않으려면 가능한 한 발병초기에 이상을 발견, 조기에 적절한 치료로 제거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필 유방센터장은

‘유방암 파수꾼’. 유방암 환자들이 정승필 유방센터장에게 붙여준 별명이다. 유방암 예방 및 퇴치,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땀 흘려온 그의 노고에 대한 보상인 듯 받아들여진다.

정 센터장은 2015년 3월부터 유방암 환자 단체인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온·오프라인 상담실을 통해 유방암 환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있다. 또 한국유방암학회 정보위원회 간사로서 홈페이지 일반인 코너를 책임지며 인터넷에 범람하는 잘못된 유방암 정보를 바로잡고 암예방 정보를 올바로 알리는데도 앞장서고 있다.

정 센터장은 이 외에도 대한외과학회 편집위원, 고려대안암병원 연구진흥위원 및 인체유래물은행 운영위원을 역임하며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해마다 몽골 베트남 카자흐스탄 아랍에미리트 등을 순방하며 아시아지역 여성의 유방건강을 무료로 돌봐주는 재능기부활동도 펼치고 있다.

‘저널 오브 브레스트 캔서’(JBC) 등 국내외 SCI급 학술지에 연구논문도 50여 편이나 발표했다. 현재 광주과학기술원 의생명공학과 김재관 박사팀과 공동으로 수술 전 선행 항암치료 효과를 조기에 판별하는 진단장치를 개발 중이다. 동물실험까지 끝낸 이 장치가 산업화되면 양전자단층촬영검사(PET)보다 훨씬 저렴한 값으로 항암치료 중 암 살상 효과를 예측할 수 있게 된다.

글=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사진=구성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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