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의 트럼프 취임식’ 민주 의원·톱스타 보이콧 ‘확산’… 물 건너간 ‘大통합’ 기사의 사진
이민자 수백명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메트로폴리탄 AME교회 주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반(反)이민 정책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는 미 전역 50개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오른쪽 아래 사진은 트럼프 취임식 때 축가를 부르기로 했다가 비난 여론 때문에 출연을 취소한 가수 제니퍼 홀리데이.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이 다시 위대해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오는 20일 워싱턴으로 오라”고 했다. 그러나 그날 열리는 취임식은 모든 미국인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대통합 의식’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민주당 의원과 스타 연예인들의 취임식 보이콧이 속출하고 있으며, 행사 당일 취임 찬반 세력의 충돌도 우려된다. 성대한 축제여야 할 취임식이 미국 사회의 극명한 분열상을 드러내는 장(場)이 돼가고 있다.

자신을 비난한 상대를 트위터로 응징해온 트럼프는 14일(현지시간) 인권운동가 출신 민주당 하원의원 존 루이스를 트위터로 맹비난했다. 루이스 의원이 전날 NBC방송에 나와 “러시아가 이 사람(트럼프)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왔다고 생각한다. 당선인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며 취임식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루이스 의원은 선거결과에 불평을 하기보다 끔찍한 모습인 자기 지역구(조지아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시간을 더 보내야 한다. 그는 온통 말, 말, 말뿐이고 행동이나 결과물은 없다”는 트윗으로 반격했다.

루이스 의원이 1965년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와 함께 흑인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앨라배마 셀마 행진을 주도했던 인권운동의 아이콘인 탓에 트럼프의 반격은 상당한 역풍을 불렀다. 민주당과 흑인 인권단체가 강력 반발한 것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비난이 나왔다. 공화당 상원의원 벤 새스는 트위터에 “루이스와 그의 ‘말’이 세상을 바꿨다”고 썼다. 같은 당 하원의원 저스틴 아마시는 “(트럼프를 향해) 인마, 그만 좀 해”라는 트윗을 올렸다.

루이스처럼 취임식 불참을 선언한 민주당 하원의원은 14일 오후 현재 18명에 달한다고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숫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연예계에서도 상당수 톱스타가 취임식 참석이나 축하공연을 고사했다. 트럼프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엮이길 꺼려하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두 차례 취임식 때는 U2, 스티비 원더, 비욘세,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최정상급 가수들이 공연했다. 이번에는 엘튼 존, 셀린 디옹, 안드레아 보첼리, 데이비드 포스터, 가스 브룩스 등이 섭외를 받았으나 모두 거절했다. 참석이 확정된 연예인 중에서 인지도가 높은 사람은 컨트리 가수 토비 키스와 영화배우 존 보이트 정도뿐이다.

섭외에 응했다가 비난 여론에 공연 계획을 철회한 경우도 있다. 취임식 축가를 부르기로 했던 가수 제니퍼 홀리데이는 이날 “내 목소리가 극단으로 갈라진 나라에 희망의 응집력이 되기를 바랐지만 트럼프를 지지하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며 “취임식 관련 어떤 행사에서도 노래를 부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취임식을 1주일 앞둔 이날 미국 전역 50개 도시에서 이민자들이 주도한 반(反)트럼프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수십 개 단체는 취임식 당일 반대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취임식 참석자 중에 시위대 수만명이 포함될 수 있고, 이들이 현장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을 자극한다면 양측의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트럼프는 미국 역사상 가장 낮은 지지율로 국정을 시작하는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8일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율은 44%에 불과하다. 오바마 대통령은 83%,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68%,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61%였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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