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서윤경] 리더 기사의 사진
“여기, 자기보다 우수한 사람을 거느렸던 사람이 누워 있노라.”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의 묘비에 쓰인 글이다. 신이 아닌 이상 모든 면에서 우월할 수 없는 인간. 카네기는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들을 다양하게 기용하는 것이 리더의 가장 큰 능력이었음을 알고 있었다.

세계적인 ‘리더십 대가’로 불리는 패트릭 렌치오니도 비슷한 이유로 리더의 역할을 강조했다. 렌치오니가 20여년의 경험과 연구결과를 담아 2014년 출간한 ‘무엇이 조직을 움직이는가’란 책에는 건강한 조직이 되기 위해 지켜야 할 4대 원칙이 나온다. 리더 간 화합을 도모하고 리더들이 앞장서서 명료함을 창출해야 한다는 것, 창출된 명료함을 반복적으로 소통해야 하고 시스템을 통해 명료함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건강한 조직을 만드는 방법의 핵심은 사람 그리고 소통이라는 것이다. 렌치오니는 그 역할을 하는 게 리더라고 했다.

지난 연말부터 정부세종청사 분위기는 가라앉아 있다. 국정농단이 알려진 뒤 공무원들은 “그동안 누구를 위해 일했는지 모르겠다”며 허탈해 했다. 묘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없는 부처 공무원들까지 ‘피해자 코스프레’에 동참했다. 상사를 험담하며 일을 손에서 놓기도 했다.

“장관 능력에 따라 같은 공무원들의 능력이 천지차이다. 리더에 따라 충분히 변화 가능한 게 공무원 조직이다.”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유시민은 참여정부 시절 보건복지부 장관 때의 경험을 이렇게 말했다. 공감했다. 그리고 능력 있는 공무원들이 리더를 핑계로 능력 없는 공무원을 자처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그런 와중에 세종엔 지난주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복지부 30대 여사무관의 죽음이었다. 세 아이의 엄마인 그 사무관은 일요일인데도 오전 7시에 출근해 심장 이상으로 계단에 쓰러진 채 두 시간 동안 방치돼 있었다. 이 사무관이 남기고 간 메시지는 무엇이었을까. ‘일반화의 오류’ 그리고 미안함이었다.

서윤경 차장, 그래픽=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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