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인내’를 앞세운 오바마 행정부가 마무리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미 관계 역시 전기를 맞았다. 북한은 당분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주시하면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지속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22일 노동신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사실을 간략하게 보도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사실을 두 줄로 간략히 언급했을 뿐 별다른 논평이나 해설을 곁들이지 않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긴장이나 상황 악화를 자제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밑그림이 그려질 때까지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를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2009년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북한이 잇따른 도발을 감행하면서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굳어졌다”며 “북한이 국면 전환용으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우정엽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도 “북한 내부적인 이유에 의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발사할 수 있지만 이는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 강화 가속도를 엄청나게 높이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신년사 등을 통해 ICBM 발사 위협을 지속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이 쉽지 않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올해 신년사를 보면 자력자강 등을 유난히 강조하면서 강한 결기를 나타내는 부분이 많다”며 “전향적인 대화 제의가 나오지 않는 한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는 쪽으로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오바마 행정부와의 대결에 따른 누적된 피로감을 고려해 어떤 형태로든 미국과 대화를 시도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양 교수는 “오바마 행정부 8년간 양쪽 다 피로감을 느끼는 상황에서 어떤 형태로든 국면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양측이 공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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