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명태의 귀환 기사의 사진
이름이 다양한 생선이 있다. 가공 방법, 잡은 지역, 색깔, 성장 정도 등에 따라 다르다. 노랗게 변하면 황태, 얼리면 동태, 아가미를 빼내고 코를 꿰어 말리면 코다리, 봄에 잡으면 춘태, 가을에 잡으면 추태라고 한다. 자그마치 36가지다. 이보다 더 많은 이름을 가진 생선이 또 있을까 싶다. 그만큼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고 좋아했다. ‘국민 생선’ 명태 얘기다.

명태의 한자 ‘明太’는 중국에서 온 것이 아니다. 이항복의 후손이자 고종 때 영의정을 지낸 이유원의 ‘임하필기’에 유래가 나온다. “(함경도) 명천(明川)에 태(太)가라는 성을 지닌 어부가 있었는데 도백(현 도지사)이 그가 바친 물고기를 맛있게 먹고 그 이름을 물으니 모두 알지 못하였다. 태가라는 어부가 잡은 것이니 명태(明太)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다. 이로부터 이 물고기가 아주 많이 잡혀 전국에 넘쳤다.”

명태는 1980년대에만 해도 동해에서 많이 잡혔지만 해수 온난화와 남획으로 1990년대 어획량이 급감하더니 2007년 이후에는 아예 씨가 말랐다. ‘금태(金太)’라고 불리는 이유다. 급기야 해양수산부는 2014년부터 ‘집 나간 명태를 찾습니다’라는 슬로건으로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무려 50만원의 현상금을 걸어 자연산 국내 명태 한 마리를 구했고 그 수정란을 받아 인공 1세대를 키워 2015년 12월 20㎝ 정도로 성장한 어린 명태 1만5000마리를 방류했다. 노력의 결실이 23일 나왔다. 지난해 강원도 속초 해안에서 잡은 명태 67마리의 DNA를 분석해 보니 2마리가 방류한 명태와 유전정보가 일치했다. 국내 기술로 인공 배양해 바다에 방류한 명태가 자연환경에 성공적으로 정착해 살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된 것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한 명태 완전양식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방류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자취를 감췄던 국내산 명태가 식탁에 오를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김준동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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