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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김진수] 정부의 건보료 개편안 보완해야

“보험료 변동폭 상·하한선 두고, 퇴직자는 공적연금서 보험료 분담해주는 제도 필요”

[시사풍향계-김진수] 정부의 건보료 개편안 보완해야 기사의 사진
정부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이 나왔다. 부과체계 논쟁이 오랫동안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정부가 직접 개편 방안을 내놓은 것은 환영할 일이다. 또한 그동안 제시되었던 개편안에 비해 합리적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개편안 내용은 저소득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낮추고, 부담 능력이 있는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 등의 보험료 부담을 늘리거나 새로이 신설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역가입자 보험료에 재산이나 자동차 등의 비중을 줄이고 소득 비중을 늘리되 단계적으로 수행하며, 소득 파악 강화를 통한 형평성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다.

예상되는 결과는 상당히 충격적이다. 지역가입자 80%의 보험료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피부양자 중에 소득이 있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경우가 59만명이며, 보수 외 추가 소득이 있어 보험료가 인상되는 경우는 26만 가구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개편안은 긍정적 평가에도 불구하고 우려되는 점이 있다. 첫째, 많은 재정적자 발생이 예상되고 적자가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지역가입자 보험료 감액에 따른 수입 감소가 보험료 수입 증가보다 크기 때문이다. 개편의 마지막인 3단계에 이르면 누적적자액이 15조원 이상이 될 것이다. 현재 건강보험 적립금 20조원은 단기적인 감당 수준이다. 둘째, 보험료 인하 및 인상 폭이 가입자 개인에게 너무 충격적이라는 것이다. 송파 세 모녀 같은 사례의 경우 보험료는 4만8000원에서 최저보험료 1만3000원으로 감액되고, 전세 거주자 중 일부는 보험료가 4분의 1로 줄어들게 된다. 반면 피부양자 중 연금소득이 소득기준을 초과하거나 재산 기준 초과자, 금융소득이나 임대소득자의 경우도 약 20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개개인에게 이러한 증가 폭은 보험료 폭탄을 맞았다는 느낌일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보험료 감액 대상자는 그동안 정의롭지 못한 건강보험제도의 희생자이고, 보험료 인상 대상자는 정의롭지 못하게 보험료 부담을 회피한 사람으로 비칠 위험이 있다. 이런 상황을 만들어낸 건강보험제도는 불평등과 불합리를 야기한 모순된 제도이고, 이를 방치한 정부나 공단, 전문가들은 무능하고 슬기롭지 못한 집단이 된다.

우리 건강보험제도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민의 보건의료를 책임진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그리고 지역가입자에 대해 재산, 자동차, 평가소득을 고려하지 않고는 보험료 부과 기준을 마련할 수 없었던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 소득 파악이 힘들었던 도입 초기에 현재 제시된 부과방식을 적용했다면 건강보험제도는 존재조차 어려웠을 것이다. 지금도 지역가입자의 50%는 소득이 전혀 없다고, 25% 이상은 연소득 500만원 미만으로 신고하고 있다. 실제 지역가입자에는 빈곤 계층과 거짓 신고가 공존하고 있다. 소득파악을 위한 정보 인프라 구축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개편안을 국민이 받아들이게 하려면 사회 통합적 접근이 전제돼야 한다. 건강하고 부담 능력이 있는 사람의 양보로 병약하고 부담능력이 부족한 사람이 진료받는다는 점을 확인시켜야 한다. 이를 기본 정신으로 보험료 인하와 인상 폭에 상·하한선을 두어 완충효과를 유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매년 보험료 변동을 ±10% 범위에서, 절대액도 10만원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선진국의 성공 사례를 활용해야 한다. 퇴직자에게는 공적연금에서 건강보험료를 분담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직장가입자가 실직하는 경우 지역가입자로 전환시킬 것이 아니라 고용보험에서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동안 건강보험료를 부담케 할 수 있다. 이번 개편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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