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탄핵 변수에 숨 죽인 샤이보수… 판세 장담 못한다 기사의 사진
명절은 선거의 중요한 분기점이다. 1등 후보는 명절을 통해 대세론을 굳히려 하고, 추격자들은 반등의 모멘텀으로 삼으려 한다.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는 4∼5월에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대선이 12월에 치러졌던 과거에는 그해 추석이 대선을 앞둔 마지막 명절이 됐다. 하지만 이번 대선이 조기 대선으로 실시될 경우 지난 설 연휴가 마지막 명절이 되는 셈이다. 설 민심이 중요한 이유다.


한국갤럽이 지난 2002, 2007, 2012년 추석 직후 실시해 발표한 여론조사 지지율과 대선 득표율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제각각의 결론이 나왔다. 2002년은 역전이 이뤄졌고, 2007년은 여론조사 결과가 대선 결과로 이어졌다. 2012년 추석 직후 여론조사는 우열을 가늠하기 힘든 것으로 조사됐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30일 “차량만 500만대가 이동하는 설 명절은 지역과 세대, 이념이 섞이는 시기”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불확실성이 높아 설 민심이 그대로 대선으로 이어진다고 단정짓기 힘들다”면서 “대선 날짜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데다 판을 뒤흔들 수 있는 ‘빅텐트’ 등 변수가 많다”고 지적했다.

2002년은 역전

가장 팽팽했던 대선은 2012년이었다. 추석 연휴가 끝난 그해 10월 4∼5일 갤럽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가상 양자대결에서 각각 47.0%의 지지율을 얻으며 무승부를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간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47.0%의 지지율로 동점이었다. 세 후보가 똑같은 47.0%를 얻었다. 당시는 문 후보와 안 후보가 후보 단일화를 하기 전이었다. 하지만 대선에서는 박 후보가 51.6%를 얻으며 48.0%의 문 후보를 꺾었다.

2007년 대선은 역대 대선 중 가장 싱거운 선거로 기록됐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추석 직후인 2007년 9월 26∼27일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격차로 1위를 차지했다. 이 후보는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와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의 가상 3자 대결에서 64.3%의 지지율을 얻었다. 정 후보(18.9%)와 권 후보(10.3%)는 10%대 지지율에 그쳤다. 이 추세는 대선까지 이어졌다. 이 후보는 48.7%의 득표율로 대권을 차지했고, 정 후보는 26.1%로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2007년 대선은 1년 전 추석 민심이 오히려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명박 후보는 2006년 추석을 기점으로 박근혜 후보에게 지지율 1위를 뺏기지 않았다.

가장 드라마틱한 결과는 2002년 대선에서 나왔다. 그해 추석 연휴는 9월 20∼22일이었는데, 갤럽은 연휴 마지막날인 22일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39.3%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35.5%의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눌렀다. ‘이회창 대세론’은 영원할 듯 보였다. 하지만 그해 12월 19일 실시된 대선에서 결과가 뒤바뀌었다. 노 후보가 48.9%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46.6%에 그친 이 후보에게 승리를 거뒀다.

2002, 2007, 2012년 치러진 세 번의 대선과 추석 민심을 비교할 때 어떤 법칙이나 상관성을 도출해내기 쉽지 않다. 대선마다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변수와 당시 정치상황, 대결 구도가 다 달랐기 때문이다.

샤이 보수층도 변수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탄핵 사태를 겪었기 때문에 이번 설 연휴에 정치와 대선에 대한 토론이 다른 명절 때보다 많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세대와 지역이 다른 친척들이 만나 대화하면 새로운 인식이 생긴다는 ‘명절 효과’는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허진재 한국갤럽 이사는 “명절 민심이 그대로 가리라는 보장은 없다”면서 “4월 말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석 달 정도 남았기 때문에 그 사이에 대선 판도가 변화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대선은 변수가 너무 많다”면서 “양자 구도로 진행될지, 안철수 전 대표 등이 포함된 3자 구도로 갈 것인지, 그 이상의 다자 구도로 갈 것인지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빅텐트’나 ‘반(反)문재인 연대’ 등 합종연횡 여부도 지각변동을 야기할 수 있는 요인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2002년 추석 때 노무현 후보는 명절 민심을 얻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추석 이후 노무현·정몽준 단일화로 막판 반전을 일궈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대선에서는 ‘빅텐트’나 ‘반문연대’가 그런 역할을 할 변수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합종연횡이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같은 파괴력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보수 후보를 지지하는 속마음을 밝히기 꺼리는 ‘샤이 보수층’에 주목했다. 지용근 글로벌리서치 부회장은 “여론조사에 맹점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홍형식 소장은 “보수층이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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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윤해 이종선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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