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준동] 포켓몬고 광풍 기사의 사진
위치기반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는 스마트폰의 지도를 보면서 공원·건물 등에 숨어 있는 포켓몬을 찾아 사냥하고 키우는 것이 주 내용이다. AR은 가상현실(VR)과 달리 현실 배경에 3차원의 가상 이미지를 겹쳐서 보여주는 기술이다. VR에서 게임은 ‘나’를 대신하는 캐릭터가 가상공간에서 게임을 하지만 AR에서 게임은 현실에 있는 ‘나’가 실제 공간에서 가상의 실체와 함께 게임을 즐긴다. 수많은 사람이 포켓몬고에 열광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게임의 출발점은 2014년 4월 만우절 때 포켓몬컴퍼니와 구글이 협업한 ‘만우절 농담’ 동영상이다. 포켓몬컴퍼니는 포켓몬 지식재산권 관리를 전담하는 업체로 닌텐도·게임프릭·크리처스 등 3개 일본 기업이 3분의 1씩 지분을 나눠 가진 합자(合資) 회사다. 만우절 동영상은 세계 각지 구글맵에 숨은 야생 포켓몬을 모두 잡으면 구글이 ‘포켓몬 마스터’로 특채해준다는 내용이다. 이 엉뚱한 동영상은 세계 각지에서 큰 인기를 얻었고 포켓몬고 개발로 이어졌다.

이 게임은 지난해 7월 발매 후 북미·유럽·일본 등에서 사회적 현상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발매된 지 반년 만인 지난달 24일에는 한국에도 상륙했다. 지각 출시하는 터라 발매 당시 국내 인기몰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잖았다. 하지만 상황은 달랐다. 가히 포켓몬고 광풍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스마트폰에 시선을 고정한 채 계속해서 손가락으로 화면을 밀어 올리는 광경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출시 첫 주 포켓몬고 앱을 실제 썼던 주간활성이용자만도 698만4000여명으로 관측됐다. 안드로이드폰 게임 중에서 최대 규모다. 온라인에 경복궁은 ‘탕구리’, 덕수궁은 ‘뿔카노’, 창경궁은 ‘에레브’, 선정릉은 ‘루주라’ 등 희귀한 캐릭터가 많이 출현하는 지역이라는 정보가 돌 정도다. 포켓몬고와 이코노미가 합친 ‘포케코노미’, 포켓스탑과 역세권이 결합한 ‘포세권’이라는 신조어도 등장했다. 사회·경제적 파급 효과가 엄청나다보니 관광객 등을 끌어 모으기 위한 자치단체 간 경쟁도 불을 뿜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포켓몬고 사냥을 하러 경건해야 할 추모시설과 사찰 등에 사람이 몰리고 출입금지 구역의 문화재 담을 넘기도 한다. 운전 중에 게임을 하느라 갑자기 서행해 교통을 마비시키고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포켓몬 잡다가 사람 잡아서야 되겠는가.

김준동 논설위원,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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