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빈부격차]  사교육비 6만6000원  VS  42만원… 경쟁이 안된다 기사의 사진
학부모라면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학벌의 위력을 안다. 학생도 머리가 굵어질 때면 어렴풋이 인식하게 된다. 명문대 간판을 따려는 대입 레이스는 그래서 뜨겁다. 이른바 금수저든 흙수저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 같은 기회를 부여하는 게 공교육 제도의 존재 이유다. 대표적 명문대학 세 곳에 고소득층 학생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현실은 공교육이 제 기능을 못하는 단면을 보여준다.

교육부는 지난해 3월 대학 입시 정보를 한곳에 모은 포털 사이트 ‘어디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3 담임교사와 진로진학 담당 교사 역량 강화에도 나섰다. 사설 컨설팅 수요를 줄여보려는 정책이다.

하지만 불안 마케팅으로 파고드는 사교육 업체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어디가’ 서비스로 대학들의 실제 입시 데이터가 공개돼 사교육 업체의 분석력만 강화해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법’(선행학습금지법)은 자리를 못 잡고 있다. 사교육을 규제하지 않고 공교육에만 재갈을 물린 법이다. 학교에서 선행학습을 못하게 된 학생·학부모가 학원으로 대거 발길을 돌리는 부작용을 낳았다. 중간·기말고사에서는 여전히 학교 수업만으론 해결하기 어려운 문항들이 출제되고 있다.

공교육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대입 경쟁이 과열된 측면도 있다. 교육계에선 교육 제도만 손본다고 입시 과열이 해소되기를 바라는 것은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금처럼 노동 시장 양극화가 심화되고 사회 안전망이 허술한 상태에서 어떤 입시 제도를 들여와도 사교육을 통해 경쟁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조사하는 사교육비 통계를 보면 2015년 초·중·고교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4만4000원이다. 조사를 시작한 2007년 22만2000원 이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사교육비 격차도 크다. 2015년 월 100만원 미만을 버는 가정은 학생 1명에 사교육비 6만6000원을 썼다. 교육부·통계청이 최고 소득으로 설정한 월 700만원 이상 가정은 6.4배 많은 42만원을 지출했다.

그나마 이 통계도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누락된 항목 때문에 실제 사교육비 격차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예컨대 대입·고입 컨설팅 비용은 정부 사교육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 대입 전형이 복잡해지고 수시 모집이 대세로 굳어지면서 대입 정보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입시 컨설팅 업체들이 호황이다. 시간당 수십만원짜리도 있는데 저소득층엔 언감생심이다.

사교육의 위력은 서울대 경제학부 김세직·류근관 교수의 2015년 논문 ‘학생 잠재력인가? 부모 경제력인가?’에서 잘 드러난다. 논문은 가정 배경을 빼고 학습 노력과 타고난 잠재력만으로 서울 강남구 일반고와 강북구의 서울대 합격 확률을 추정했다. 강남구 일반고는 0.84%, 강북구 일반고는 0.50%로 1.7배 차이였다. 실제 서울대 합격률은 강남구 일반고 2.1%, 강북구 0.1%로 20배 이상 차이가 났다. 논문은 학생 잠재력보다 부모 경제력이 대입 결과를 더 크게 좌우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글=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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