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신상목] 가짜 뉴스와 카톡 신앙 기사의 사진
세계가 가짜 뉴스(fake news)와 전면전에 나섰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의 부정확한 정보가 여론을 호도하거나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유럽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4월 대선을 치르는 프랑스는 AFP 등 8개 언론사가 페이스북과 함께 가짜 뉴스를 걸러내는 등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프랑스의 유력 대통령 후보인 에마뉘엘 마크롱 전 경제장관의 경우 ‘동성애자다’ ‘월스트리트의 이익을 대변하는 미국 요원이다’는 등의 루머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독일은 오는 9월 연방의회 선거를 앞두고 러시아나 반대 진영의 조직적 가짜 뉴스 살포를 경계하고 있다. 토마스 오퍼만 독일 사회민주당 총재는 페이스북이 가짜 뉴스임을 알고도 24시간 내에 조치하지 않을 경우 건당 최대 50만 유로(약 6억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오는 15일 자카르타 주지사 선거를 앞두고 현 주지사인 중국계 기독교인 바수키 차하야 푸르나마(일명 아혹)에 대한 악성 루머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아혹 주지사는 기독교인으로서 코란 구절을 인용했다는 신성모독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대통령 탄핵 정국 속에서 국내 가짜 뉴스도 활개를 치고 있다. ‘태블릿PC 조작설’부터 ‘헌법재판소 탄핵 기각설’ 등등. 평소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밝히지 못하던 ‘샤이∼’ 계층도 카카오톡 방에 올라온 메시지를 퍼 나르고 있다. 그러자 경찰청은 지난 6일부터 사이버수사과 수사기획팀에 ‘가짜 뉴스 전담반’을 가동했다.

가짜 뉴스는 SNS를 만나면서 빛의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요즘엔 중간 ‘편집’을 거치면서 소문이 진실처럼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기사 형식을 교묘히 활용한 가짜 뉴스는 흥미 위주의 자극적인 내용이 많아 ‘클릭’ 수도 많다. 이렇다 보니 진짜 뉴스보다 더 큰 영향을 주면서 여론을 형성하기도 한다.

기독교인들 역시 노출되기는 마찬가지다. 주로 동성애와 이슬람 관련 이슈가 많고 종말론과 관련해서도 온갖 버전이 떠돈다. 2년 전까지 단골 메뉴는 인도 오리사주 소식이었다. 인도 목회자 200명이 극단적 힌두교인으로부터 24시간 안에 살해하겠다는 위협을 당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뉴스는 가짜로 판명됐다.

가짜 뉴스 때문에 집단 지성으로 팩트 체크를 하는 모임도 생겨났다. 페이스북 ‘기독교 루머와 팩트’ 그룹에는 온갖 종류의 가짜 뉴스를 검증해 달라는 요청이 올라온다. 글이 올라오면 곧바로 댓글이 달리며 진짜 뉴스의 퍼즐을 맞춘다.

청어람아카데미에서는 지난해 2월 ‘괴담에 속지 않기 위한 10가지 제안’을 발표했다. ‘정보의 원출처를 확인하자’ ‘사실과 해석을 분리하자’ ‘정보의 작성일과 유효일을 확인하자’ ‘정보 공유자에게 출처를 확인하자’ 등은 유용한 팁이다. 출처를 철저히 확인한 다음 공유하자는 취지다.

카카오톡에서는 원래 유익한 정보나 깨알 잠언 등이 공유돼 왔다. 하지만 이들 정보에 섞여 ‘누군가’ 의도를 갖고 만든 메시지도 다수 유통되기 시작했다. 처음엔 충격적 내용 때문에 거부감을 갖던 이들도 반복해 접하다 보면 점점 믿게 된다. 이른바 ‘카톡 신앙’에 빠진 기독교인이 늘어나는 이유다. 소문을 진리로 믿고, 진리를 소문 수준으로 격하시키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기자는 매일 오전 6시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는다. 몇 년 전 취재했던 부산의 한 목회자가 보내오는 것이다. 그분은 자신의 말씀묵상 내용을 30자 안팎으로 압축한다.

10일 받은 메시지는 이렇다. ‘우상을 섬기는 세상 사람보다 더 무서운 사람은 하나님을 우상처럼 섬기는 성도입니다’(사 41:21∼24). 이날 비슷한 시간에 한 장로도 메시지를 보내왔다. ‘죄는 멀리, 회개는 빨리, 하나님은 가까이.’ 카카오톡 메시지보다 성경을 더 가까이 하면 좋겠다.

신상목 종교부 차장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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