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경환 특파원의 차이나스토리] 中 “초등생에 청나라 계몽서 제자규 가르쳐라” 기사의 사진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 판공청은 최근 ‘중화 우수 전통문화 전승발전에 관한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전통문화를 계몽교육과 기초교육, 고등교육 등에 녹아들게 하라는 내용입니다. 특히 초등학교 교과과정에 청나라 때의 아동계몽서 ‘제자규(弟子規)’를 포함시키라고 지시해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360구 1080자로 이뤄진 제자규는 유교 사상을 기반으로 좋은 제자와 자식이 되는 법을 가르칩니다. 이미 중국에서는 제자규 교육을 강화하는 학교가 늘고 있습니다. 쓰촨성 청두의 20여개 학교는 2015년 제자규 교육을 의무화했고, 새 학기 시작에 맞춰 과거 유생 복장을 한 초등학생들이 제자규를 암송하는 행사도 자주 눈에 띕니다(사진).

제자규에는 ‘하지 말라’는 뜻의 물(勿)이라는 글자가 무려 43번 나옵니다. 전통문화 계승도 좋지만 맹목적인 순종만 강요하는 제자규 교육에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봉황망은 논평을 통해 “제자규 교육 의무화는 아이들의 천성을 억제한다”고 비판합니다. 지난해 4월 안후이성에서 피라미드 조직이 적발됐을 때 조직원들이 모두 제자규를 소지하고 있어 경찰이 놀랐다고 합니다. 제자규의 순종 정신이 피라미드 조직의 필수 덕목이었던 모양입니다.

제자규 교육 지지자들은 제자규가 중국문화의 정수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애국심을 고양하고 서구문화의 침범을 막는 것이 진짜 이유일지 모르겠습니다. 런덩디 베이징 밍위안대 국학원장은 “서구의 비판적 사고에 거스른다는 주장도 있지만 서구문화는 중국 사회와 맞지 않는다”면서 “학생들이 서구 사상에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 제자규와 같은 책을 대중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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