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시평-조하현] 최순실 게이트와 경제적 비용 기사의 사진
지난 수개월 동안 국민들은 매일 놀라운 뉴스들을 접하고 있다.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 국회는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청문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핵심 증인들의 무더기 불출석, 모르쇠 답변, 눈에 뻔히 보이는 위증은 특위 위원들을 비롯해 청문회를 지켜보던 국민들을 우롱했다. 특히 마지막 청문회였던 1월 9일 오전 청문회에는 채택된 20여명의 증인 및 참고인 중 3명만 참석해 텅 빈 청문회가 됐다. 참석한 증인마저 ‘모른다’ ‘사실과 다르다’는 말만 늘어놓을 뿐이었다. 국회의 증언·감정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으나 사실상 벌금형에 처해지고 있어 처벌 강도가 약하다. 위증의 경우에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실제로 징역형에 처한 전례가 없다.

이로 인해 진상규명이 어려워지고 국내외 주요 논의사항이 지체되고 있으며 그로 인한 경제적 비용, 국민들의 분노 등의 심리적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추산하기 힘들 정도로 막대하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직접적으로 연루된 금액은 1100여억원에 달하며, 국회에서 파악한 최순실 관련 예산도 6500억여원에 이른다. 여기에 아직 수사로 드러나지 않은 각종 의혹까지 감안하면 최순실 게이트 관련 국민피해 금액 규모는 35조원에 달한다는 정책보고서도 있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과 같은 국가적 대형 사건은 위에서 살펴본 것보다 훨씬 더 사회적 비용을 일으킨다. 외부비경제(external diseconomies)가 매우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 하락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외국인들이 보는 대한민국의 이미지 추락은 금액으로 계산할 수 없을 정도의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제2, 제3의 최순실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관련 법규 개정과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 먼저, 불출석 사유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국회에서 강제구인을 검찰에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위증에 따른 처벌 강도를 높여 범죄에 대한 비용을 높여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국정농단 처벌법’을 만들어 국가 전체를 뒤흔들고 대혼란을 초래한 범죄에 대해 내란죄에 준하는 형사처벌과 함께 범죄 주모자들의 재산을 몰수하는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국기를 문란케 한 사건의 관련자들이 터무니없는 궤변을 늘어놓거나 사건 실체 파악을 어지럽히는 행동을 하는 행위를 보면서 많은 국민들이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역사적 진실을 호도하고 범죄행위를 축소, 은폐하는데 기여하는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 출범과 함께 일본, 중국 등 우리나라 주변국들이 자국 이득을 극대화하려는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우리나라는 적절한 외교, 국방, 경제정책을 제대로 논의도 못하고 있어 국익 손실이 막대하다. 미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변경을 추진하려 하는데 우리는 그에 대한 준비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 이번 같은 국정농단 사태는 국가 시스템을 마비시키고 국가 발전을 후퇴시키는 역사적 죄악인데 그에 대한 처리 과정이 지체되면서 엄청난 손실이 초래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의 전개 및 처리 과정을 백서로 발행해 누가 어떤 잘못을 저질렀는지 그리고 누가 그 사건을 은폐, 축소하려 했는지를 역사 기록에 명확히 남기고 국정농단 사건의 재발을 막는 지침서로 활용되기를 희망한다. 범죄의 이득보다 처벌에 의한 피해액이 훨씬 크도록 법규와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그것이 ‘범죄 방지의 경제학’인 것이다.

조하현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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