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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최현수] 불안한 북한의 미래 대비해야

북한 붕괴 준비하지 않으면 재앙될 수 있어… 한·미·중 시행착오 최소화 위한 협력 필수

[내일을 열며-최현수] 불안한 북한의 미래 대비해야 기사의 사진
북한 최고 지도자들에게 변고가 있을 때마다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북한 정권 붕괴를 전망하곤 했다. 19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도, 2011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을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독재자 김씨 일가에 집중된 정치·군사구조와 권력집단 간 갈등 가능성, 수십 년간 지속된 지독한 가난 등으로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2010년 튀니지를 시작으로 중동 독재 국가에서 민주화 시위가 거세게 일자 이런 관측이 또 나왔다. ‘재스민 혁명’으로 불린 중동 반정부 시위와 같은 움직임이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독재 국가로 손꼽히는 북한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판 재스민 혁명인 ‘진달래 혁명’이 발생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을 받아들이는 것은 혁명을 꿈꿀 수 없는 사회에서 살기 때문이다. 빈틈없는 감시 체제에 하루하루 끼니 걱정을 하고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 하는 사람들에게 혁명은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 프랑스 정치철학가 샤들 드 몽테스키외(1689∼1755)는 ‘탄압받는 국민들의 혁명은 그들이 최악의 상태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라 오히려 생활 여건이 개선되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시작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의 식탁이 어느 정도 풍성해지고 주머니가 두둑해지는 과정을 지나야 ‘기대감의 소용돌이’가 돌기 시작하고, 이 소용돌이가 혁명을 촉발시킨다는 설명이다. 북한 정권이 경제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고 주민들을 기아선상에서 생활하게 하는 이유이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 노선’을 내세웠음에도 핵·미사일 개발에만 미친 듯이 진력하는 속내이기도 하다.

집권 6년째로 접어든 김정은은 피의 숙청을 토대로 권력기반을 단단히 쌓아가는 듯하다. 하지만 최근 행태는 도리어 허약성의 노출로 보인다. 김정은 집권 이후 일상화된 피의 숙청은 이복형 김정남 피살로 이어졌다. 김정남 피살은 언제든 자신의 기반이 도전받을 수 있다는 김정은의 불안감 표출일 가능성이 크다. 그의 아버지 김정일도 언젠가 현대 창업주 정주영에게 김일성광장에서 주민들에게 돌에 맞아 죽는 꿈을 꿨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고 한다.

독재자들은 늘 불안하다. 지난해 숨 가쁘게 이어진 핵실험과 노동미사일,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각종 미사일 도발 역시 초조함의 발로로 보는 것이 옳다. 북한 문제 전문가 빅터 차 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석좌가 ‘불가사의한 국가’라고 표현할 정도로 북한이 비정상적인 곳이다. 안정적인 체제를 갖춘 곳에서라면 결코 추진하지 않을 과도한 속도전을 감행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무기체계를 속전속결로 개발하는 나라는 드물다. 게다가 북한처럼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가 무리한 무기 개발에 나서는 것도 정상은 아니다. 일각에서 북한 핵·미사일 시험발사의 신뢰성을 의심하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일리 있다.

북한의 미래는 불안하다. 북한 붕괴는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재앙이 될 수 있다. 우리와 미국은 이제 중국과 조용히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중국도 김정남 피살로 대화 필요성을 절감할 것 같다. 북한의 불안 징후에 대해 3국은 우선순위와 잠재적 행동계획에 대한 입장을 나눠야 한다. 유사시 오해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도적인 협력을 할 필요가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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