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변론기일 24일 고지하자… 이동흡 벌떡 일어나 기사의 사진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6일 제14차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을 주재한 뒤 최종변론을 오늘 24일로 고지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16일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의 최종 변론기일을 24일로 고지하자 박근혜 대통령 측 이동흡 변호사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다음달 중 심판 결정 선고가 표면화된 순간이었다. 이 변호사는 “일반 재판에서도 그렇게 안 한다”며 “최소한 5일이나 7일은 줘야 하는 게 아니냐”고 항변했다. 23일까지 종합의견을 제출한 뒤 바로 다음날 최후진술을 하게 하는 것은 너무 촉박한 진행이라는 주장이었다.

지난 14일 “이 변호사가 오시니까 심판이 달라졌다”며 어느 정도 예우를 표한 헌재였지만 이날은 단호했다. 이 권한대행은 “이 변호사 선임 전인 2월 9일에 ‘23일까지 종합의견을 제출해 달라’고 이미 쌍방에 말했다”고 받아쳤다. 이 권한대행은 “제출되는 준비서면을 보면 주장을 상당 부분 이미 정리하신 상태”라며 “특별히 새로운 부분이 튀어나올 게 없다”고도 못박았다.

지난해 12월 사건접수 이후 긴장감 있게 돌아가던 탄핵심판은 이달 들어서는 지지부진하다는 관측이 컸다. 최순실 안종범 정호성 등 탄핵소추 사유의 뼈대를 구성하는 굵직한 핵심 증인들은 이미 박한철 전 소장 퇴임 전인 지난달에 헌재를 다녀갔다. 이달 들어서는 박 대통령 측이 대거 신청한 증인들 위주로 신문이 진행됐는데, 새로운 사실관계의 매듭을 풀기보다는 검찰 조사 내용을 그대로 되풀이하는 성격이었다. 주심 재판관이 “이걸 왜 묻는지 주심인 내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고, 증인신문을 하는 옆자리에서 대리인이 졸고 있는 모습이 포착되기까지 했다.

심판 속도를 늦춘 요소 중 하나는 “고영태(41)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꼭 헌재 대심판정에 나와야 한다”는 박 대통령 측의 주장이었다. 박 대통령 측은 국정농단 사태의 본질을 최순실씨와 고씨의 불륜관계라 강조했지만 헌재는 고씨가 매우 중요한 증인이라고 판단하지는 않는다. 이날 박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들이 잇따라 불출석하자 이 권한대행은 직권으로 증인 취소를 결정했다. 이 권한대행은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간접적이고 지엽적인 부분”이라고 밝혔다.

재판부의 과감한 진행에 대해 박 대통령 측은 “적절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이중환 변호사는 “소추 사유가 13개나 되고 형사기록이 5만 페이지 넘는 사건을 심리하면서 그렇게 빨리 변론기일을 잡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시간에 쫓겨 충분한 심리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결론이 이뤄지는 것은 위험하다”고도 말했다.

반면 일관되게 신속한 결론을 주장해 온 국회 소추위원 측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이 사건이 종착지를 향해 가고 있다”며 “국정공백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의 마지막 변수로 강조하는 ‘김수현 녹취파일’에 대해서는 “녹취를 만들어낸다면 동의하겠다. 그 녹음파일로 증거 공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여유 있는 태도를 보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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