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구속됐다.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공모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거액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이다. 삼성 창립 79년 만에 총수가 구속된 것은 처음으로 충격파가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AP 등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서울발 긴급기사로 이 사실을 타전했다. 이 부회장 구속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경구를 새삼 확인시킨다. 이번을 계기로 청와대와 재벌, 권력과 돈의 음습한 연결고리가 끊어져야 한다.

앞으로 박 대통령을 겨냥한 특검 수사는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박 대통령이 특검의 청와대 압수수색과 대면조사를 피할 명분은 궁색해졌다. 뇌물공여 혐의자가 구속된 마당에 수수 혐의자가 정당한 수사마저 거부한다는 것은 어떤 논리로도 합리화될 수 없다. 뇌물죄의 경우 대가성 여부가 최대 쟁점인 상황에서 법원이 영장심사에서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은 의미가 있다. 이 부회장이 건넨 자금에 대가성 여지가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입증도 한결 수월해졌다. 또한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명분이 확실해졌다. 뇌물죄 혐의를 받고 있는 SK, 롯데 등에 대한 수사 확대 가능성도 높아진 것이 사실이다.

구속이 곧 유죄는 아니다. 삼성도 자료를 통해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원의 최종 판단과 무관하게 총수 공백으로 인한 삼성의 경영 차질은 불가피하다. 삼성이 대한민국 대표기업이란 점에서 후폭풍은 더욱 거셀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여서 이 부회장 구속에 따른 우려는 더 크다. 일각에서 사법부가 과도하게 법을 적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런 까닭에서다.

초유의 사태를 맞은 삼성으로서는 당혹스러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EO 집단협의체 운영 등 비상 경영을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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