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0명 중 3명은 결혼하지 않고 함께 살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생활이 원만하지 않으면 이혼이 최선이라는 답변도 46.2%에 달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성균관대 서베이리서치센터 등이 지난해 6∼11월 전국 만 18세 이상 105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동거와 이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는 것은 개인주의 경향이 강해지고 경제력 있는 여성들이 늘면서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과 가정 양립이 어려운 것도 세태 변화에 일조한다고 판단된다. 결혼 기피는 저출산 고착화의 악순환을 낳고 있다.

정부는 2006년부터 11년간 저출산 대책에 80조원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계출산율이 1.24명으로 세계 최하위 수준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세상이 바뀌는데도 정부 정책이 결혼 장려와 다자녀 지원 등 과거 틀에 머물고 있는 영향도 크다고 본다. 물론 동거나 이혼을 장려할 것은 못 된다. 하지만 결혼을 전제로 한 저출산 대책이나 복지 정책을 사회 변화에 맞춰 조정할 때가 됐다. 비혼 가족이나 싱글 부모 자녀에 대한 지원책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

영국 스웨덴 프랑스 등 대다수 선진국들은 미혼모 출산 비중이 50%를 넘는다. 우리나라는 1.6%에 불과하다. 1993년 출산율 1.65명이었던 프랑스가 출산 장려와 함께 동거 커플이나 싱글 부모 자녀에 대해 차별 없이 복지 혜택을 제공하는 등 제도와 인식을 개선하면서 저출산 극복에 성공한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정부가 그간 추진해온 저출산 정책을 구조조정 한다고 하니 차제에 근본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 저출산 극복이 한국 미래 생존을 위한 최우선 과제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