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심리 중인 헌법재판소는 “박 대통령이 최종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할 경우 소추위원 측과 재판부가 질문을 할 수 있다”고 17일 밝혔다. 헌재의 이 같은 설명은 지난 16일 제기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의 해석과 정반대여서 주목된다. 앞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박 대통령의 24일 직접 출석 여부를 논의하겠다”며 “최후진술은 자신의 의견을 진술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편(소추위원 측)에서도, 재판부에서도 물어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헌재는 이러한 대통령 측의 의견이 법률적으로 옳지 않다고 평가했다. 증거조사가 아닌 변론으로서의 신문 권리는 소추위원들에게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는 것이다. 헌재는 “헌법재판소법 제49조에 ‘소추위원은 심판의 변론에서 피청구인을 신문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더해 만일 대통령이 자신의 방어권을 위해 대심판정에서 진술을 한다면 소추위원 측이나 재판부에도 그에 대한 질문 기회가 주어져야 마땅하다는 게 헌재의 설명이다.

물론 박 대통령의 24일 직접 출석 여부는 아직 헌재 측에 알려지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직접 피청구인 석에 앉더라도 소추위원 측이나 헌법재판관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 심지어 자신의 진술만 끝낸 뒤 스스로 대심판정을 떠나더라도 현실적으로 제지할 방법은 없다. 다만 이러한 일방적인 태도는 효과적인 변론이 아니라는 게 헌재의 해석이다. 헌재는 박 대통령이 대심판정에서 질문을 받은 뒤 답변을 한다면 그 내용들이 재판관의 심증 형성 자료로 쓰이게 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탄핵심판은 종착지를 향해 가고 있다. 20일 증인신문이 예정됐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건강상 이유를 들어 지난 7일에 이어 두 번째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이날 최상목 기획재정부 차관도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편 박 대통령 측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탄핵심판에 영향을 줄 수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했다. 두 번째 구속영장에 새로 적시된 사실관계는 순환출자 연결고리 제거 등인데, 이는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의결서에 기재된 사유가 아니라는 논리다. 앞서 박 대통령 측은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해 뇌물공여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소명부족을 이유로 기각했다”며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피청구인에게 삼성그룹과 관련해 뇌물죄가 성립하지 않음은 논증이 됐다 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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