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태원준] AI와 인간의 번역 대결 기사의 사진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對局) 이후 인공지능(AI)은 각종 대결에서 인간을 꺾었다. 한국형 AI ‘엑소브레인’이 장학퀴즈 우승자 및 수능 만점자와 퀴즈 대결을 벌여 압승했고, 미국 카네기멜론대학의 ‘리브라투스’는 포커 챔피언 4명을 블러핑으로 물리쳤다. 21일에는 구글 네이버 시스트란의 AI 번역기가 전문 번역사와 겨루게 됐다. 세종대와 국제통역번역협회가 주최한 대회에서 문학 지문과 비즈니스 문서를 영→한 또는 한→영 번역해 속도와 정확성을 평가한다.

단어 뜻풀이를 나열하는 수준이던 컴퓨터 번역은 두 차례 도약을 했다. 2007년 구글의 기계번역(PBMT)은 문장을 구절 단위로 해석하기 시작했고, 지난해 상용화된 인공신경망번역(NMT)은 문장 전체를 하나의 번역 단위로 간주해 맥락을 파악한다. 이번 대결에 나선 세 업체 번역기는 모두 NMT 기술이 적용됐다. 그래도 정확도는 아직 인간의 70∼80% 수준이라고 한다. 구글 번역기를 개발한 마이크 슈스터는 “사람이 번역하면 절대 없을 단어 누락, 고유명사·희귀용어 오역이 발생한다. 특히 사람과 브랜드 이름 번역이 상당히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AI 번역은 단어와 단어, 문장과 문장 간 규칙을 알려주면 스스로 배우는 머신러닝을 통해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 ‘유엔 미래보고서 2045’는 30년 뒤 사라질 직업 중 하나로 번역사를 꼽았다. 한 번역사에게 이런 전망을 말하자 그는 농반진반 이렇게 답했다.

“우리가 의뢰받아 번역하는 글 중에 한 번 읽고 이해되는 완전한 문장이 몇 퍼센트나 될 것 같은가. 출판물처럼 교정을 거친 글을 제외하면 50%나 될지 모르겠다. 맞춤법이나 주술관계가 맞지 않는 건 다반사고, 무슨 말인지 짐작은 하겠는데 그 글로는 작성자의 취지를 번역에 담아낼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럴 때 관련 자료 찾아가며 정확한 문장을 유추해내는 것도 번역사의 몫이다. 사람들이 전부 모국어로 완전한 문장을 쓸 수 있게 되기 전에는 번역사가 존재하지 않을까.”

정확한 번역을 하려면 원문이 정확해야 하는데 어떤 언어든 사람들의 평균적인 문장력은 완전함에 미치지 못해서 AI가 그런 인간적 실수와 오류, 모호함과 미흡함까지 헤아리기 전에는 ‘실전 번역’에 한계가 있을 거란 주장이었다. 인공지능이 인간을 넘어설 수 없다면 그 이유는 인간이 불완전한 존재이기 때문이란 말인데, 아무튼 완벽한 글을 쓴다는 게 참 어렵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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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태원준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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