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컨슈머리포트-밤 타입 영양크림] 천연 K뷰티, 수입품 콧대 꺾다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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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쇼윈도는 벌써 봄 치장을 하고 있다. 알록달록한 봄옷을 입은 마네킹들이 '봄이 왔다'고 속삭이는 듯하다. 하지만 아직 아니다. 최저기온이 영하권에 머물고, 찬바람은 옷깃을 여미게 한다. 이럴 때 성급하게 봄이라고 마음을 놨다가는 감기 걸리기 십상이다. 피부도 마찬가지. 한겨울만큼 신경써서 건강한 피부로 만들어놔야 환절기를 무사하게 지날 수 있다. 오일은 무거운 감이 느껴질 때다. 일반 크림보다 쫀쫀한 제형으로 피부에 영양감을 듬뿍 주는 밤 타입 영양크림을 발라보자. 피부의 기본 건강을 단단하게 다져줄 밤 타입 영양크림은 어떤 브랜드 제품이 좋은지 국민 컨슈머리포트가 평가해봤다.

유통경로별 베스트 5개 제품 평가

소비자들이 주로 쓰는 제품을 비교 평가하기 위해 유통경로별로 밤 타입 영양크림 베스트셀러를 알아봤다. 백화점과 헬스&뷰티 스토어(올리브영), 온라인마켓(SK 플래닛 오픈마켓 11번가)에서 1월 4주∼2월 2주의 매출 베스트 제품(표 참조)을 추천받았다. 백화점 입점 브랜드들은 의외로 밤 타입 영양크림이 많지 않았다.

추천받은 밤 타입 영양크림은 모두 13개 브랜드 제품이었다. 각 유통경로별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을 우선 골랐다. 백화점의 겔랑 ‘수퍼 아쿠아 크림-나이트 밤 에이지-디파잉 하이드레이션 포 인텐스 리커버리’(50㎖, 20만2000원), 올리브영의 피지오겔 ‘데일리 모이스쳐 테라피 인텐시브 페이셜 크림’(100㎖, 4만3000원), 11번가의 로고나 ‘나이트크림 위치하젤’(40㎖, 2만6520원)이 판매 1위 제품이다. 여기에 최저가인 히말라야 ‘인텐시브 고보습 수분 크림’(150㎖, 1만8000원)을 추가했다. 최고가는 겔랑 제품이어서 그 대신 국산 브랜드 중 최고가인 아이소이 ‘불가리안 로즈 인텐시브 에너자이징 크림’(30㎖, 4만9000원)을 평가대상에 넣었다.

보습력 영양감 등 5개 항목 상대평가

밤 타입 영양크림 평가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미선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학과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 피현정 뷰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브레인파이 대표·이상 가나다 순)가 맡았다.

제품의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했다. 제품 5가지를 일회용 용기에 담아 지난 16일 평가자들에게 보냈다. 평가는 발림성, 흡수성, 보습력, 영양감, 지속력 5가지 항목을 기준으로 했다. 항목별 결과를 바탕으로 1차 종합평가를 했다. 이어 제품의 성분에 대해 평가한 다음 가격을 공개하고 최종평가를 실시했다. 모든 평가는 가장 좋은 제품에는 5점, 상대적으로 가장 떨어지는 제품에는 1점을 주는 상대평가로 진행했다.

국산 천연 화장품이 수입 천연 화장품에 완승

이번 밤 타입 영양크림 평가 대상 제품 중에는 천연화장품임을 내세우는 제품이 3개가 포함됐다. 국산 브랜드인 아이소이와 독일 브랜드인 로고나, 인도 브랜드인 히말라야다. 평가결과는 국산 브랜드의 완승이었다.

아이소이 크림(1634원·이하 ㎖당 가격)은 최종평점 5점 만점(이하 동일)에 4.4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흡수성(2.0점)에선 최하점을 받았으나 나머지 항목에선 모두 최고점을 기록했다. 1차 종합평가에서도 3.8점으로 1위를 했다. 천연기능성화장품임을 내세우는 브랜드답게 성분평가에선 4.8점이란 높은 점수를 받았다. 가격 공개 후 최종평가에선 이번 평가 대상 중 두 번째로 비싸서 점수가 다소 떨어지긴 했으나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만큼 품질과 성분이 좋았던 셈이다. 고진영 원장은 “부드럽게 잘 발리고 영양감도 풍부하고 지속력도 좋아 건조한 피부나 거칠어진 피부에 추천하고 싶다”면서 “성분도 좋아 가격은 조금 높은 편이지만 최고점을 줄만하다”고 호평했다.

로고나 크림(663원)은 3위에 머물렀다. 최종평점은 3.4점. 흡수성(4.2점)은 가장 뛰어났으나 보습력(1.8점)과 지속력(1.6점)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1차 종합평가에선 2.6점으로 4위였다. 성분평가도 3.0점으로 3위에 그쳤다. 피현정 대표는 “콩오일, 호호바씨오일 등 보습성분이 꽤 많이 들어 있기는 하지만 변성알코올 함량이 너무 높아 흡수력이나 가벼운 사용감만 강조한 제품”이라면서 “향료 외에 리날룰, 제라니올, 리모넨, 시트랄 같은 알레르기 주의성분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히말라야 크림(120원)은 최종평점 1.4점으로 최하위였다. 보습력(3.2점)과 지속력(3.0점)은 괜찮은 편이었으나 영양감(2.6점)은 가장 뒤처졌다. 1차 종합평가는 2.6점으로 4위였다. 천연화장품을 내세우는 브랜드답지 않게 성분평가(1.2점)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좋지 못한 성분 탓에 이번 평가 대상 중 가장 저렴한 가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종합평가에서 치고 올라가지 못했다. 김미선 원장은 “발림성과 흡수성이 좋지 못했고 성분도 좋지 않아 아쉬운 점이 많은 제품”이라고 지적했다. 저렴한 보습성분인 미네랄오일이 주성분인데다 계면활성제인 스테아레스 성분, 피부에 축적되면 독성 물질을 유발할 수 있는 트리에탄올아민, 방부제 성분인 페녹시에탄올과 메칠파라벤, 프로필파라벤 등이 문제 성분으로 꼽혔다.

글로벌 유명 브랜드 하위권

대표적인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로 185년 역사를 가진 겔랑 크림(4040원)은 4위에 그쳤다. 최종평점은 1.6점. 이번 평가 대상 중 최고가였던 겔랑 크림은 최저가 제품인 히말라야 크림보다 무려 33배 이상 비쌌다. 영양감(2.6점)이 가장 떨어졌고, 지속력(2.6점)도 좋지 않았다. 흡수성(3.4점)과 보습력(3.6점)은 뛰어난 편이었던 겔랑 크림은 1차 종합평가에선 3.2점으로 2위였다. 그러나 성분평가(2.2점)에서 4위로 떨어진 데다 가격까지 비싸 최종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최윤정씨는 “향료 등 문제성분이 적지 않았고, 다른 영양크림들과 비슷한 사용감인데도 불구하고 가격이 너무 비싸다”면서 “고가여서 일반인들이 쉽게 사서 바르기는 어렵겠다”고 말했다.

2등은 최종평점 4.2점을 받은 피지오겔 크림(430원). 발림성(2.4)은 가장 떨어졌으나 지속력(3.4점)은 좋은 편이었다. 흡수성(3.0점)과 영양감(2.8점)도 중간 수준 이상인 이 제품은 1차 종합평가에서 2.8점으로 3위를 했다. 성분평가에서 3.8점으로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표적인 더마코스메틱(기능성 약국 화장품) 제품답게 심플한 성분이 눈길을 끌었다. “보내온 성분이 전 성분이냐”고 확인해온 평가자가 있을 정도다. 전 성분은 단 13가지. 이번 평가 대상 중 성분 가짓수가 가장 많았던 겔랑 크림은 성분이 50가지가 넘었다. 가격도 두 번째로 저렴했던 피지오겔 크림은 최종평가에서 2위로 올라섰다. 김정숙 교수는 “성분이 좋고 무엇보다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이라면서 “가을 겨울철 건조한 피부에 추천할 만한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글=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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