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규의 문화공방] <93> 노력만 하면 된다고요? 기사의 사진
지상파 방송국의 오디션 모습
“늘 제자리였어요.” 한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한 가수지망생은 눈물을 글썽거렸다. 제대로 된 오디션을 한 번이라도 봤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 하소연은 가수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어야 할 고민이었을 것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점점 높아만 갔을 것이다. 지난 20년간 내 책상 위에는 오디션 지원자의 음원이 늘 쌓여 있었다. 메일로도 보내왔다. 지원자의 조바심은 헤아리지 않아도 간절했을 것이다. 세상이 달라졌다. 딴따라 폄하는 옛말이다. 부모의 성화는 이제 극성으로 변했다. 우리 아이가 노래에 재능이 있다며 지인의 오디션 청탁도 여러 번이었다. 요컨대 그런 재능은 지천에 널렸다. 한 해에 신인이 주목을 받는 사례는 손에 꼽힌다. 수만곡이 쏟아진다. 경쟁은 극도로 치열하다. 성공을 보장받는 뮤지션의 확률은 소수점 몇 자리로 내려간다. 그러한 역학적 관계를 감안한다면 단순한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실패를 밥 먹듯 경험하지 못한 사회 리더가 열심히만 하면 꿈을 이룬다는 말은 청년들에게 심한 배신감을 안기고 어떤 위로도 주지 못한다. 성적순으로 인생을 살아왔고 기득권 삶이 온몸에 밴 그들은 애초에 시원한 해법을 제시할 수 없었다.

해법의 방향은 남달라야 한다. 음악은 성적순이 아니다. 가창의 기술은 성적으로만 환산되지 않는다. 그래서 대중과의 접점을 어떤 형태로 가져가야 할 것인가는 스스로 풀어야 할 숙제다. 대중문화의 성공 요소는 재미에 있다. 대중은 재미없는 콘텐츠에 관심이 없다. 이유 없는 주목은 없다. 이 사실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기획자는 아무에게나 손을 내밀지 않는다. 목숨을 건 냉혹한 승부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제 일인다역의 시대다. 굳이 누구에게 기댈 필요가 없다. 기댄다고 안 될 것이 될 리 없다. 스스로를 믿는다면 차라리 주목받을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어차피 실패 연속의 삶이 아니었던가. 실패가 거듭되면 그제야 희망의 단서와 맞닥뜨릴 것이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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