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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이기수]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의 도전

전문병원 집합소 명품진료 시너지 효과 낼까… 환자 안전장치 강화·간병부담 경감이 장점

[내일을 열며-이기수]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의 도전 기사의 사진
여러 질환을 다루는 종합병원이 맞긴 한데, 이것만으로는 뭔가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형식의 병원이어서다. 그렇다고 괴물같이 기형적인 모습도 아니라 더 눈길을 끈다.

2일 문을 여는 ‘메디플렉스(Mediplex) 세종병원’ 이야기다. 국내 유일 심장 전문병원으로 유명한 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세종병원이 인천시 계양구에 새로 지은 병원이다. 지하 2층, 지상 10층 연면적 3만8738㎡에 326병상을 갖추고 있다. 외형상 적잖은 규모지만, 이용 시 진료의뢰서 없이 누구나 방문이 가능한 2차 의료기관이다(국민일보 2월 28일자 19면 참조).

우선 이 병원은 심·뇌혈관질환 전문 세종병원과 안질환 전문 한길안과병원, 부인병 전문 서울여성병원의 의료서비스 시스템을 그대로 이식한 것이 특징이다.

‘아시아 최고 수준의 심뇌혈관질환 전문병원’ ‘감염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병원’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다양한 전문병원 시스템’….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이 개원과 함께 내건 슬로건이다. 이른바 메디플렉스는 박진식(47) 세종병원 이사장이 의료를 뜻하는 메디신(Medicine)과 복합체를 뜻하는 콤플렉스(Complex)를 합성해서 만든 말이다. 복합의료공간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환자들은 병원 명성을 좇아 이 병원, 저 병원을 전전하지 않고 이곳에서 필요로 하는 모든 의료서비스를 받으면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의 또 다른 특징은 최상의 환자안전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이다. 이 병원이 첫 삽을 뜬 시기는 2015년 4월. 그로부터 한 달 후 ‘메르스’ 확산 사태가 터졌다. 박진식 이사장은 즉각 공사를 중단하고 재설계에 들어갔다. 메르스 확산과 같은 비상사태에도 끄떡없는 완벽한 감염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 결과 당초 450병상 계획은 326병상 규모로 축소·변경됐다. 대신 혹시나 모를 입원 환자들 사이의 비말감염을 막기 위해 유리 격벽을 새로 설치하는 등 안전장치를 확충했다. 급성기 감염환자를 격리 치료하는 데 필요한 음압병상도 각 층마다 2개씩 14개나 마련했다. 또 상급 병실료에 대한 입원 환자들의 부담을 고려해 전체 병상의 90%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기준병실(4인용)로 만들었다. 반면 1인실은 특실을 포함해 총 26병상으로 제한, 최소화했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주(主)간호 스테이션(구역)도 여느 병원과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4인 기준 병실 2개당 한 개씩 배치돼 있다. 간호사 1명이 8명의 환자만 돌보는 구조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은 이와 함께 보호자가 환자 곁을 24시간 지키지 않아도 되는 간호·간병 통합서비스를 전면 시행하기로 했다. 환자 가족의 간병부담을 덜어주겠다는 배려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은 섣불리 나서지 않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다. 개척자로서의 어려움을 감수해야 하는 데다 어떤 복병을 만날지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누군가 그 길을 올곧게 걸어가면 그 뒤를 따르는 이에겐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다.

세종병원이 지난 30년 동안 걸어온 길은 우리나라 심장수술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새로이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을 앞세운 박진식 이사장의 도전에 내가 자못 기대감을 품게 되는 이유다. 고령화시대, 온전히 믿고 내 몸을 맡길 수 있는 병원이 생긴다는 것은 큰 위안이다. 메디플렉스 세종병원이 빠른 시일 내 내실을 다져 지역주민을 넘어 온 국민, 나아가 세계인이 믿고 찾는 ‘명품병원’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ks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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