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청년] “경쟁보다 더불어 사는 삶 가르칩니다”

협동조합학습공동체 아카데미 쿱 박대건 교사

[예수청년]  “경쟁보다 더불어 사는 삶 가르칩니다” 기사의 사진
서울 은평구 통일로 ‘아카데미 쿱’ 사무실 앞에서 지난달 28일 만난 박대건씨가 본인의 교육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씨는 협동조합학습공동체 교사다. 김보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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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 지친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죠. 누군가를 밟고 일어서는 것보다 손잡고 함께 가는 게 훨씬 가치 있다고 가르쳐야 합니다.”

서울 은평구 통일로 서울혁신파크 안 ‘아카데미 쿱’ 사무실에서 지난달 28일 만난 박대건(33)씨의 교육관은 명확했다. 아카데미 쿱은 협동조합학습공동체로 그는 이곳의 교사다.

아카데미 쿱에는 12명의 교사가 있다. 이들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150여명의 학생들과 주1회 3시간씩 수업을 한다. 한 반은 3∼8명의 학생으로 구성되며 교사 한 명이 3∼4개 반을 맡는다. 수업은 방과 후에 주민센터나 교회 등에서 진행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겐 구연동화를 들려주고 고학년들에겐 한문으로 인성교육을 한다. 중학생들은 인문학을 통한 글쓰기와 고전 강독 등을 한다. 모든 수업의 목표는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치는 것이다. 교사들은 1주일에 한 번씩 모여 함께 수업을 준비한다. 무엇보다 중점을 두는 것은 소통이다. 박씨는 본격적인 수업을 하기 전에 아이들과 30분 정도 자유롭게 대화를 한다. 하루 또는 일주일 동안 학교와 가정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나눈다. 그러다 보면 진솔한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따돌림을 당한 이야기부터 성적 때문에 선생님으로부터 무시당했던 이야기까지 다양해요. 특히 성적이 좋지 못한 학생들은 자신을 ‘들러리’라고 표현하더군요.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자기보다 성적이 낮은 아이들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해요. 아이들의 상처가 생각보다 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업은 문답식으로 진행한다.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자존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였어요.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는데 아이들이 대답을 잘 못하더군요. 그때 한 아이가 ‘저는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존재잖아요. 하나님이 그렇게 만드셨어요. 그렇기 때문에 가치 있어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비기독교인 학생들도 그 말에 동감하며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교사들은 한 달에 한 번 학부모와 직접 만난다. 칭찬할 점과 부족한 점을 솔직하게 전달한다. 만나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해 매 수업마다 다섯 쪽 분량의 보고서를 인터넷에 올린다. “수업의 내용은 무엇인지, 학생들과 어떤 대화를 했는지 등을 자세히 언급합니다.”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올린 보고서를 보고 피드백을 남긴다. “자녀가 부모에게 미처 말하지 못했던 고민들을 알게 된 후 눈물을 보이며 반성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보고서 작성에 많은 시간이 들지만 부모가 자녀에 대해 바로 아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성실히 작성합니다.”

박씨가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스무 살 때부터다. 목회자 지망생이었던 그는 서울신대 기독교교육과에 진학했다.

“학부 1학년 때 몽골로 단기선교를 떠났어요. 거기서 현지 어린이들에게 성경을 가르치면서 굉장한 보람과 희열을 느꼈어요. 이후 교육목회를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서울 신촌성결교회와 신길교회 등에서 교육전도사로 사역했다.

“청소년을 담당해 즐겁게 사역했어요. 교육에 대한 관심과 열정은 날로 높아졌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좋은 목회자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도덕적으로 무결한 모습을 보여야 하고 항상 모범이 되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그럴 자신이 없었죠.”

졸업이 다가왔다. 동기들 대부분이 신학대학원으로 진학할 때 그는 다른 길을 택했다. 전문적으로 교육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 성균관대 대학원에 진학, 교육심리학을 전공했다. 교사와 학생들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것이 교육의 출발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교회 밖에서 복음을 전하고픈 마음도 있었다.

“비기독교인인 청소년들에게 사랑으로 서로를 대하고 약한 사람을 보듬는 예수님 성품을 가르쳐 주고 싶었습니다.”

그가 아카데미 쿱에 합류한 것은 2014년. “아카데미 쿱 심우열 이사장과 교육 관련 캠프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서로의 교육관을 나누며 친분을 쌓았어요. 이후 연락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마침 심 이사장이 협동조합학습공동체를 만들었다며 합류를 요청했죠. 큰 고민 없이 하기로 했습니다. 성적 대신 성품을 기르겠다는 모토가 좋았습니다.”

박씨는 아카데미 쿱의 부이사장을 맞고 있다. “협동조합이기에 구성원 모두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각자의 역할은 구분돼 있습니다.” 수업준비에 행정업무까지 하며 바쁜 일상을 보내지만 아이들이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경쟁보다 배려와 이타심이 앞서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구성원부터 그렇게 바뀌어야 합니다. 청소년들에 대한 어른들의 올바른 가르침이 절실합니다.” 글=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 사진=김보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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