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시사 > 전체기사

탄핵심판 4가지 시나리오 써놓고… 와글와글 대한민국

선고 초읽기 돌입

탄핵심판 4가지 시나리오 써놓고… 와글와글 대한민국 기사의 사진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가 이르면 이번 주 내에 내려진다.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는 4개지만 헌재가 탄핵 인용과 기각 중 하나를 택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어떤 결정이 내려지더라도 한국은 거대한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①탄핵 인용=박근혜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다. 인용 결정은 헌재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박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을 위배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의미다.

‘대통령이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는 헌법 68조 2항에 따라 정국은 조기 대선 국면으로 급속히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탄핵 결과를 숨죽인 채 지켜봤던 여야는 대선 후보 경선에 돌입하는 등 대선 준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인용 결정이 내려지면 박 대통령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한 헌법 84조의 보호막을 잃게 된다. 불소추특권이 사라진 박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피할 길이 없다. 검찰은 뇌물수수 등을 비롯해 모두 11개의 혐의를 받는 박 대통령을 상대로 강제 조사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박 대통령은 구속과 유죄 판결을 피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이 사인(私人) 신분이 되면 변호인단을 대폭 보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돌출 변수는 박 대통령 수사 시점이다. 박 대통령 수사가 조기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대선 이후로 수사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야권이 이런 주장에 동의해줄지 여부는 예단하기 힘들다.

②탄핵 기각=박 대통령은 즉각 대통령 직무에 복귀한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조치, 북한의 도발 가능성 등 현안이 산적해 박 대통령이 곧바로 국정을 챙길 것이라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설명이다. 법무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 장관 자리가 오래 비어 있는 부처에 대해 개각을 단행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한·미, 한·중, 한·일 등 정상외교를 시도하면서 국민들의 시선을 해외로 돌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어떤 민심 수습책을 꺼내들더라도 탄핵을 요구했던 국민들의 분노를 가라앉히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상적인 국정운영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치권은 거대한 혼돈에 빠져들 것이 확실시된다. 특히 바른정당은 탄핵이 기각될 경우 소속 의원 32명이 전원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벚꽃 대선’이 아니라 12월에 치러지는 것도 대선 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다. 바른정당의 한 의원은 5일 “박 대통령이 정통성의 위기를 개헌 카드로 돌파하겠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③탄핵 각하=실현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청와대와 친박(친박근혜) 일부 인사들이 군불을 지피는 시나리오다. 각하란 절차상 하자로 탄핵 요건을 갖추지 못해 내용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고 재판을 끝마치는 것을 의미한다. 각하도 기각과 마찬가지로 박 대통령이 자리를 지키는 것이라 민심의 저항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각하 결정이 내려지면 국회는 탄핵소추를 재의결할 수 있다. 하지만 탄핵 인용을 이끌어내지 못한 데 대한 분노의 화살이 국회를 향할 가능성이 크다.

④탄핵 기각·각하 시 대통령 자진사퇴=친박 원로그룹에서 나오는 얘기다. 탄핵이 기각 또는 각하되더라도 박 대통령이 직무에 복귀하지 않고 스스로 권좌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탄핵이 인용되지 않았다는 명분을 얻고, 국민들은 박 대통령의 자진사퇴라는 결과를 이끌어내 ‘윈-윈 시나리오’라는 평가가 있다. 한 친박 인사는 “국민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수순”이라고 자화자찬했다. 이 경우에도 대통령이 자리에 없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설령 탄핵이 기각 또는 각하되더라도 검찰·특검 수사를 피하고, 헌재에도 출석하지 않았던 박 대통령이 국민통합을 위해 권력을 내려놓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반론이 거세다.

바른정당과 한국당 고위 관계자들은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올 수 있겠지만 결국 탄핵 인용이나 기각 중에서 결정이 날 것으로 보고 향후 대책을 준비 중”이라고 입을 모았다.

글=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그래픽=이은지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