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모규엽] 헤어롤 기사의 사진
여성의 미용도구로 사용되는 헤어롤은 바쁜 시대에 미용실에 갈 필요 없이 파마 효과를 내기 위해 1970년대부터 널리 사용됐다. 플라스틱 재질로 손가락 길이의 둥그런 모양이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일정량의 머리카락을 말아 놓으면 된다. 더 큰 효과를 보기 위해 헤어드라이기로 열을 가하기도 한다. 많은 여성이 아침에 일어나 머리카락을 헤어롤로 감아 놓고 집안일을 한 후 출근 직전에 이를 풀고 나가곤 한다. 혼자서 10분이면 가능하고 가격도 한 개에 1000원 정도밖에 안 한다. 최단 시간과 최저 비용을 투자해 머리를 꾸밀 수 있어 현대 여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헤어롤이 최근 한국에서 큰 화제를 몰고 있다. 바로 이정미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이 난 지난 10일 오전 7시50분쯤 헌재에 도착한 이 대행의 머리 뒤쪽엔 분홍색 헤어롤 두 개가 말려 있었다. 그는 전날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보냈다. 역사적인 선고를 앞두고 출근 전까지 결정문을 다듬었다고 한다. 이런 극한 긴장감 속에 머리 뒤쪽 잘 안 보이는 헤어롤 두 개를 빼는 것을 깜빡하고 출근한 것이다. 헌재는 “어제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하고 아침에 너무 정신없이 나오다 보니 머리도 헝클어지고 엉망이었다”고 전했다.

왜 이런 모습에 많은 국민이 열광할까. AP통신은 “한국의 일하는 여성들의 모습이 투영된 한 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보다는 이전에 보여줬던 박 전 대통령의 모습과 크게 비교됐기 때문이었을 터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가 벌어진 날 올림머리를 하느라 현장점검을 지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림머리는 일반 여성들이 혼자 하기도 힘들고, 머리핀만 수십 개가 필요해 1시간 이상 소요된다. 비용도 30만원 이상의 고가라고 한다. 어떤 게 고위 공직자의 자세일까. 헤어롤 해프닝은 고위 공직자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일깨워주는 좋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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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규엽 차장, 그래픽=이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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