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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논쟁] 교육부 폐지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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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국가의 백년지계(百年之計)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은 조령모개(朝令暮改)다. 집권자가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은 수시로 바뀌었다. 입시정책은 더 심하다. 심지어 누더기 교육정책이라는 극단적 비판도 나온다.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잡기 위해서 수많은 정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사교육만 부추기고 공교육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한 측면도 부인할 수 없다. 걸핏하면 정치 논리와정치권 입김이 교육 정책에 개입했다. 문교부-교육부-교육인적자원부-교육과학기술부-교육부로 바뀐 명칭의 변천사가 단적으로 말해준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또다시 교육부 폐지론과 유지론이 맞붙었다. 폐지론자들은 현행 입시제도 등 교육정책은 창의성과 미래지향성, 현실성을 무시한 일방적이고도 공급자 중심의 정책이라고 주장한다. 현행 교육제도의 경우 변화된 상황을 전혀 반영하지 못해 학교 따로, 학생 따로, 시장(수요자) 따로 움직이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는 게 폐지론자들의 견해다. 반면 유지 또는 유지를 전제로 한 개선론자들은 교육의 기회균등을 위해 국가 차원의 개입과 지원이 현실적으로 필요하다고 맞선다. 만일 교육부를 위원회 조직으로 바꾸면 정책적 추진력이 약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시·도교육청, 대학, 교원단체 등 교육계 전체가 주도권 싸움에 휘말려 교육을 되레 망칠 우려가 높다고 경고한다.

폐지론이나 유지론이나 일견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교육이 국가의 백년지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단지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정책이 바뀌어선 안 된다. 국가의 경쟁력이 교육에 좌우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 심도 있는 연구와 토론을 거쳐 결론이 내려져야 한다.

글=박현동 논설위원, 삽화=전진이 기자

■ 이래서 찬성 - 조영달 서울대 사회교육과 교수(前 청와대 교육문화 수석)

정권 바뀔 때마다 정책 흔들려… 국민적 혼란만 가중 신뢰 잃어


‘교육부 해체’. 이 말은 기존의 교육부로는 더 이상 국민이 기대하는 교육정책을 실현할 수 없으며, 뼈대를 바꾸고 태(胎)를 새롭게 써야 함을 의미한다. 교육에 걸맞은 정책관리체제가 새롭게 태어나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교육활동은 다른 분야와 달리 그 효능에 상당한 기간이 필요하다. 초·중등 교육은 한참 후에 그들이 사회에 진출해서야 진가를 발휘한다. 더하여 교육은 스스로 성찰하면서 자아를 실현하는 가치를 그 속에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하여 교육정책 성안에는 단기 현안 해결보다 장기적인 생각과 지혜가 더욱 중요하다.

우리 교육정책은 민주적 합의에 기초해 장기적으로 일관되게 추진돼야 했음에도 그동안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행정체제 아래에서 정권이 바뀔 때마다 그 근간이 흔들리고 국민적 혼란을 초래했다. 그 결과는 학생, 학부모, 교사의 고통이었다. 더하여 교육 현장에 대한 교육부의 과도한 개입과 통제는 갈등을 양산하고 교육정책을 왜곡시키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와 학부모는 누구도 교육부의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 이러한 불신과 왜곡의 일상화는 안정적인 교육정책 추진의 커다란 걸림돌이다.

그러면 교육부 내의 정책 수립과 집행 절차를 개선하고 오류를 바로잡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장관 임명과 조직 구성이 모두 대통령에게 맡겨져 있는 현재의 교육부로는 교육정책 본래 의미를 실현하기 어렵다. 이미 우리는 현재의 교육부와 더불어 교육개혁심의회, 교육혁신위원회, 교육과학기술정책자문회의 등 여러 대통령 직속 위원회를 운영했지만 이 역시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는 절차의 오류가 아니다. 지금의 교육부로는 아무리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강조해도 정권의 정치 지향에 영향받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지금과 같은 교육부는 해체돼야 한다. 이미 현 정부의 국정 교과서 사건은 그 실상과 필요성을 충분히 증명해 주었다. 지금의 교육부는 발전적으로 해체되고 교육적으로 재구성돼야 한다. 이는 여타 선진국과 달리 교육자치 수준이 일천한 우리의 특성을 반영한 해결책이기도 하다.

이와 더불어 지금까지 드러난 문제점을 해결하고 장기 교육정책 입안을 위해 또한 헌법(31조)과 교육기본법(6조)이 보장한 교육의 전문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국가교육위원회’와 같은 사회적 합의기구 설치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장기적인 국가 교육정책 수립, 초·중등교육 집행의 지방교육청 이양, 대학의 자율성 강화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정책 결정과 집행의 이원화에 따른 문제는 기관 운영의 문제일 뿐이다. 물론 국가교육위원회 및 그 관련 기관의 설치, 구성에는 민주적 절차와 합의가 필요할 것이다.

고여 있는 우물이 부패하지 않으려면 물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그런데 옛것의 틀을 바꾸면 사람들이 믿고 따르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도리를 지키면서 여러 사람과 논의하고 인내하며 바꾸는 일에 힘써야 한다. 그래야 이치에 부합하면서도 사람들 마음의 호응을 얻게 된다. 이미 교육부 해체와 재구성이란 화두는 대선 예비후보인 안철수 의원의 공약에서, 그리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의 제안에서 화두를 넘어 혁언삼취(革言三就)의 과정에 있다.

지구촌 사회에서 교육은 우리가 지닌 비교우위의 핵심이다. 짧은 기간에 근대화에 성공한 것도 교육의 힘이었고, 4차 산업혁명을 이끌 견인차 역시 교육일 것이다. 어쩌면 지금이 그러한 교육정책에 힘써야 할 마지막 때일지 모른다. 교육부를 해체하고 교육에 걸맞은 정책을 성안하고 관리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은 위기의 대한민국호를 구할 새로운 희망의 패러다임이다.

■ 이래서 반대 - 김성열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前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국가차원의 개입·지원 필수적… 문제점은 개선하되 유지해야


유력 대선 주자들이 교육부의 축소 또는 폐지, 국가교육위원회 설치를 주장하고 있다. 이전에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비슷한 주장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정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교육부 개편론은 그 양상도 구체적이고 강도도 훨씬 세다. 전문가나 국민들 사이에도 이전보다는 공감대가 널리 형성되고 있는 듯하다. 이렇게 된 데에는 교육부의 정책 추진 행태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다. 진보 교육감들과의 갈등 과정에서 드러난 교육부의 정치력 부재, 누리과정 예산 편성 과정에서 나타난 조정 능력 미흡, 국정 교과서 추진 과정에서 각인된 불통 이미지, 재정지원 사업을 매개로 한 대학에 대한 과도한 통제 등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교육부의 존립 이유를 의심하게 만들었다.

필자도 부분적으로 공감한다. 하지만 교육부를 폐지하자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국가적 수준에서 학교교육과 대학교육, 평생교육 등 교육 전반을 관장하는 중앙행정기관은 합의제 기관인 ‘국가교육위원회’나 집행기능 중심인 ‘처’ 또는 ‘청’이 아니라 교육‘부’로서 반드시 유지될 필요가 있다. 국민의 기본권인 교육받을 권리를 균등하게 보장하고 국가 수준의 교육 기준 설정과 실천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중앙교육행정기관은 ‘부’ 수준의 조직으로 존재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리고 지역과 계층 간에 존재하는 교육기회 불균등과 교육격차를 해소할 정책을 수립하고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지역을 넘어 국가 수준의 적극적 개입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또한 제4차 산업혁명시대의 도래 같은 사회적 변화의 거대한 흐름과 미래사회에 대비하는 교육정책을 보다 신속하게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해서도 교육‘부’의 존립은 필수적이다.

여기에 ‘부’ 수준으로 존재하는 중앙교육행정기관만이 정부 부처 내 다른 분야에 대해 교육 분야를 제대로 대표하고 다른 부처와의 조정, 타협을 통해 연계와 협력을 잘 이끌어낼 수 있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 등에서 보듯 부처 간에 협력해야 하는 국가적 중요 과제도 수없이 많다. 국무회의 일원으로 참여할 수 없는 ‘위원회’나 ‘처’, ‘청’ 수준의 기관으로는 이러한 일을 감당해내기 어렵다.

교육부가 이렇게 ‘부’ 지위의 중앙교육행정기관으로 유지되어야 하지만 변화하는 환경에 걸맞게 그 기능과 권한은 조정돼야 한다. 교육부는 정책 수립 기능에 집중하되 현행 관료중심 정책결정 체제 대신에 다양한 국민들의 여론과 의견 수렴에 기반을 둔 협치형 정책결정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국가교육위원회’가 구성 방식에 의한 정치적 갈등, 정책결정 과정에서의 시간적 지체성, 대통령이나 국회와의 갈등 가능성을 해소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어 현재 주장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심의기관으로 추가 설치된다면 교육부의 취약한 기능을 보완할 수 있다. ‘위원회’를 통한 장기적 관점에서의 교육정책 심의는 특정 정권의 정파적 이익을 초월하고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을 가능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육부는 유치원과 초·중등교육에 관한 권한들을 시·도교육청으로 과감하게 이양해야 하고 갈등조정 기구를 설치해 시·도교육감 사이의 갈등을 줄여 나가야 한다.

앞으로 시·도교육감을 직무유기로 고발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교육부는 대학의 경쟁력 강화나 지역 간 균형발전 같은 공공의 이익을 증대한다는 명분을 가진 정책이라 할지라도 가능한 한 법에 의해 추진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헌법에 보장된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교육부가 새롭게 태어날 때 폐지 주장은 약화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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