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피니언 > 칼럼 > 시사풍향계

[시사풍향계-정형곤] 한·중 求存同異 원칙 따르라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 주력하고 중국업체와 공동진출 등 투자전략 바꿔야”

[시사풍향계-정형곤] 한·중 求存同異 원칙 따르라 기사의 사진
사드 문제로 인한 중국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중국이 올해 들어 노골적으로 우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고 있고 그 피해 또한 커지고 있다. 그러나 감정적 대응보다는 합리적이고 분야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묘안을 모색해야 한다.

먼저 한·중 양국은 1992년 수교 당시 기본 원칙이었던 구존동이(求存同異), 정경분리(政經分離) 원칙을 살려 양국관계가 더 훼손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현재 상황을 동결하고, 조만간 개최될 미·중 정상회담과 미·중 전략대화에서 사드 문제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사드 문제의 본질은 북한의 핵무장에 있으나 중국은 이를 미국의 동북아 전략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결국 해법은 미·중 대화에 있다. 한·중 간에는 서로의 입장이 다름을 인정하면서 지향하는 목표를 같이 찾아 나가는 대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경분리가 필요하다.

우리 정부는 정경분리 기조에 따라 보다 적극적으로 대중국 경제외교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우리 경제가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듯이 중국 역시 우리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낮지 않다. 중국의 제재가 중국에도 반드시 이롭지는 않다. 한국은 중요한 부품과 소재 공급기지로서 중국의 수출 안정에 중요한 파트너이기도 하며 중국의 수출과 고용창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립 회원국이고, 위안화 국제화, 동아시아 경제 통합 동반자 등 중국 경제의 국제화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온 국가이다. 결국 중국이 한국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것은 한국과의 이러한 전략적 협력을 포기하고 한국을 점점 더 한·미·일 협력체제로 밀어내 동북아에서 자국의 고립을 심화시키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민간기업 차원에서는 철저한 준비와 악화된 경영환경에 대비해야 한다. 덤핑수출, 저질제품 수출 등 경제보복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불공정무역 여부를 점검하고, 한국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CSR 활동도 증진해야 한다. 특히 최근 변화하고 있는 중국의 제도에 주시하고 준법경영을 보다 더 공고히 해야 한다. 아울러 중국 당국의 명백히 부당한 제재 사례에 대해서는 정부가 WTO 제소 등 양자 및 다자 차원의 채널을 활용해 적극 대응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 사드 정국에도 우리의 기술력이 담보되는 반도체, 석유화학, 고급 철강재 등 분야와 중국의 기술력이 아직 미치지 못하는 분야는 제재로 인한 영향이 미미하다.

기업의 대중 투자 및 진출 전략도 바뀌어야 한다. 중국시장은 우리가 포기할 수 없는 큰 시장이다. 단독 진출보다는 중국의 유력 기업과 제휴를 통해 공동 진출을 모색하는 것이 중국의 정치적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다. 생산과 관리 유통, 마케팅도 현지화를 통해 중국에서 얻어지는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는 사업형태로 전환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미국 등 선진시장으로의 진출이 수월하고 중국으로의 수출도 용이한 동아시아 지역으로의 생산기지 및 수출의 다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이미 중국은 사드 문제가 아니더라도 생산비 상승 등으로 투자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최근 유럽, 미국 등 글로벌 보호무역주의로 인해 지나치게 한 국가에 투자 및 교역이 집중되고 있는 현상을 경계할 필요도 있다. 수출시장의 다변화를 통해 그러한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 방책이다. 사드 문제가 아니라도 중국의 경영환경 변화로 언젠가는 우리 기업들이 한 번은 점검해야 하는 과제이기도 하다. 정부와 기업 차원의 차분한 대응과 함께 중국 시장에 대한 의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硏 동북아경제본부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