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김상기] 진돗개 기사의 사진
진돗개는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개다. 용맹하고 영리한 기질과 소박하지만 야성적인 생김새를 갖춘 세계적인 명견이다. 그 진가를 알아보고 가장 먼저 보호를 주장한 사람은 일본인이었다. 일제 강점기였던 1937년 2월 경성제국대학교 예과의 모리 다메조 교수는 진도에 품위 넘치고 영특한 개가 있어 매년 수백 마리씩 육지로 반출된다는 소문을 듣고 현지를 찾아가 2주간 실태 조사를 벌였다. 진돗개의 우수성과 순수 혈통을 확인한 그는 품종 보존을 역설, 천연기념물 지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진돗개는 주인에 대한 충성심으로 유명하다. 모리 교수 또한 진돗개를 ‘세계적인 양견(良犬)’이라고 치켜세우면서 ‘들과 산에 풀어 놓으면 굉장한 스피드로 달리는 영맹(獰猛)함을 지니고 있으나 주인에 대해서는 비상히 온후하고 독실하다’고 설명했다. 북방계 DNA를 타고난 데다 오랜 시간 고립된 섬에서 스스로 먹이를 구한 수렵생존의 습성이 더해진 탓으로 추정된다.

CF와 영화로도 제작된 ‘돌아온 백구’ 사연은 이런 품성을 잘 보여준다. 다섯 살이던 93년 대전으로 팔려간 진돗개 백구는 자신을 키워준 진도의 할머니를 잊지 못해 목줄을 끊고 7개월 동안이나 헤맨 끝에 300㎞ 거리를 되돌아왔다. 진도 주민들은 마을에 백구상을 세우고 선비처럼 절개를 지킨 충성심을 칭송하고 있다.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12일 청와대에서 퇴거하며 키우던 진돗개 9마리를 데리고 가지 않아 유기 논란이 일었다. 박 전 대통령은 2013년 2월 25일 취임식 날 삼성동 사저를 떠나면서 주민으로부터 생후 2개월 된 진돗개 암컷 ‘새롬이’와 수컷 ‘희망이’를 선물 받았다. 호남을 상징하는 새롬이와 희망이는 화합 이미지에 이용됐으나 새끼 7마리와 함께 버려지고 말았다. 박 전 대통령은 국민 기대를 저버렸고 헌법재판소 결정에 불복했다. 그러니 박 전 대통령에게 진돗개 돌보는 일은 기대하기 어려웠던 것 아닐까. 글=김상기 차장, 삽화=전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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