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형 로켓엔진 시험… 강경 트럼프에 ‘ICBM 시위’ 기사의 사진
북한이 18일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발사장에서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시험보다 화염이 한층 강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공개한 엔진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른쪽 사진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발사장 감시대에서 분출시험을 지켜본 뒤 연구자를 업어주며 치하하는 모습. 우상화된 북한의 ‘최고 존엄’이 관계자들을 업어주고, 이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노동신문, 뉴시스
북한이 지난 18일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실시했다. 지난해 9월 20일 정지위성 운반로켓용 대출력엔진 지상분출시험 이후 6개월 만이다. 이번 로켓엔진은 이전보다 한층 진전된 것으로 평가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이 완성단계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지도 아래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 지상분출시험이 실시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지난 시기 발동기들보다 비추진력이 높은 대출력 발동기를 완전히 우리 식으로 연구 제작하고 첫 시험에 단번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날, ‘3·18 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날”이라며 기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노동신문도 관련 내용을 보도하고 시험 사진들을 공개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시험한 엔진은 사거리 5500㎞ 이상인 ICBM 엔진으로 추정하고 있다. 노동신문 사진의 엔진과 시험장치는 지난해 9월 20일 공개한 ‘백두산계열 엔진’과 유사하다. 당시 북한은 엔진추진력이 80tf(톤포스·80t의 추력)이고, 연소시간은 200초라고 주장했다. 이 엔진 4개를 묶어 ICBM의 1단 추진체로 만들면 사거리가 1만㎞가 넘어 미국 본토를 겨냥할 수 있다.

이번에 시험된 엔진도 같은 종류로, 액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화염색이 강해진 것으로 미뤄 볼 때 북한이 더 효율적인 액체연료를 사용했거나 엔진 효율성이 높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북한은 주엔진만 사용했던 과거와 달리 보조엔진 3개도 추가로 사용했다. 보조엔진은 자세 제어용으로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하기 위한 것이다. 엔진추력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개 엔진을 결합하는 ‘클러스팅’을 하면 자세 제어가 힘들다. 보조엔진은 안정성 확보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군사전문가는 “주엔진 1개에 보조엔진 3개를 단 것은 클러스팅 없이 80tf엔진 여러 개의 추력을 낼 수 있는 고출력엔진을 개발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보조엔진만 추가로 달아 ICBM의 1단 로켓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이 한·중·일 3국을 순방 중인 시점에 시험발사가 이뤄진 점도 눈길을 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어떤 압박에도 ICBM 개발을 계속한다’는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선중앙TV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국방과학 기술 책임자로 추정되는 관계자를 등에 업는 등 시험 성공을 자축했다. 김 위원장이 현지지도에서 관계자를 등에 업는 장면이 보도된 것은 처음이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공개석상에서 누군가를 업은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이번 시험의 의미가 크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오늘 이룩한 거대한 승리가 어떤 의의를 가지는가를 온 세계가 곧 보게 될 것”이라며 대형 도발을 예고했다. 군 당국은 북한이 4월 15일 김일성 생일(태양절) 105주년과 4월 25일 군 창건 85주년을 전후해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최현수 군사전문 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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