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 총수 일가가 20일 한 법정에서 대면한다. 지난해 검찰의 경영비리 수사로 재판에 넘겨진 지 153일 만이다. 신격호(95)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동주·동빈 형제는 물론 일본에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진 서미경(57)씨도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김상동)는 이날 신 총괄회장 등 롯데 총수 일가와 경영진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연다. 검찰은 지난해 10월 19일 횡령·배임 등 혐의로 신 총괄회장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후 5개월간 5차례 공판 준비기일이 열렸지만 신 총괄회장 등은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준비기일에는 피고인들의 출석 의무가 없었기 때문이다.

본격 재판이 시작되면서 신 총괄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의 출석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8월 법원에서 “사무처리 능력이 부족하다”는 판정을 받고 한정후견(사단법인 선) 개시 결정을 받은 상태다. 신 총괄회장의 셋째 부인 서씨 측도 “여권 무효화 조치를 받은 서씨가 재판에 출석하면 일본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며 출석에 난색을 표했었다.

하지만 재판부가 “피고인이 불출석할 경우 구속영장을 발부하겠다”는 방침을 천명하면서 총수 일가는 이날 모두 법정에 나오기로 했다. 서씨 측도 19일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를 통해 출석 의사를 밝혔다. 그룹 경영권을 놓고 분쟁 중인 동주·동빈 형제도 피고인석에 나란히 앉게 된다. 신 총괄회장과 신동주(63)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법원 중앙 출입구로 들어오는 반면, 신동빈(62) 롯데그룹 회장은 다른 출입구로 출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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