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혐의만 13가지… ‘마라톤 수사’ 예고 기사의 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하루 앞둔 2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포토라인이 설치돼 있다. 한 사진기자가 노란 삼각형 안에 점 하나를 표시해 놨다. 재임 시에는 기자회견이나 대국민 연설 등에 나설 때 박 전 대통령이 이 점 위에 서 있을 수 있도록 청와대 경호팀에서 표시해 왔다. 이병주 기자
21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역대 전직 수반 가운데 최장 시간 조사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뇌물수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박 전 대통령에게 적용한 혐의만 13개다. 또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 특성상 재소환이 힘든 박 전 대통령에게 검찰이 한꺼번에 쏟아 부을 질문 수도 수백개나 된다.

박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는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두 전직 대통령인 노태우·노무현 전 대통령에 비해 훨씬 복잡하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기업인들로부터 5000억원대 ‘통치자금’을 걷어 3000여억원을 사용했고 1700억원이 남았다는 내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검찰 조사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600만 달러의 ‘포괄적 뇌물’을 받은 혐의가 주된 조사 대상이었다.

반면 박 전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삼성그룹 등 대기업 뇌물수수, 대기업 인사 개입을 포함한 최순실 이권 지원 의혹 등 수사 대상이 광범위하다. 또 박 전 대통령 범죄 혐의와 관련해 수사받은 피의자들이 다수 구속된 만큼 박 전 대통령 진술 내용에 따라 구속된 피의자들과 대질심문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박 전 대통령 측도 검찰 조사 도중 각종 의혹을 둘러싼 사실관계와 법리적 해석을 두고 검찰 측과 치열한 다툼을 벌일 경우 조사 시간은 더욱 길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박 전 대통령 수사는 22일 새벽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박 전 대통령은 21일 9시30분쯤 차량으로 서울중앙지법 쪽 동문을 통과해 서울중앙지검 현관에 도착할 예정이다. 차량에서 내린 박 전 대통령은 청사 현관 정문 쪽에 설치된 포토라인을 지나 안으로 진입해 조사실로 향하게 된다.

박 전 대통령은 취재진의 출입이 제한되는 청사 내부로 이동한 뒤에는 간부 등이 사용하는 금색 엘리베이터를 타고 13층으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13층에서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등 수사 지휘라인과 간단한 티타임을 가질 가능성이 있다. 이어 10층 영상녹화실로 이동하면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된다. 조사 과정에서 호칭은 원칙적으로 ‘피의자’이지만 예우 차원에서 ‘전 대통령’이나 ‘대통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통령은 조사 중간중간 영상녹화실 근처에 임시로 마련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식사는 외부에서 배달된 음식으로 해결할 예정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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