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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풍향계-김현욱] 美에 중국 압박 강하게 요구해야

“트럼프 행정부 대북정책이 미·중 간 결정되지 않도록 대미 외교 강화해야 할 때”

[시사풍향계-김현욱] 美에 중국 압박 강하게 요구해야 기사의 사진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한국 중국 일본 3국을 방문했다. 크게 두 가지 목적을 갖고 있었는데, 대북정책 검토 막바지에서 주요 우방들과의 정책 조율이 첫 번째고, 다음 달 초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측과의 사전 의제 조율이 두 번째였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현재 강경책 중심의 새로운 대북 접근법을 검토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충분한 제재를 가하지 못해 북한 핵·미사일 기술의 고도화를 허용했다고 비판하면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각적인 대북정책을 고민 중이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옵션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북한 핵보유국 인정, 대화, 제재, 군사적 옵션. 핵보유국 인정은 미국으로서는 수용하기 힘들다. 이는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의 핵무장화를 자극해 동맹체제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으며 미국의 대아시아 정책의 근간을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대화는 현재 북·미 양국의 이해가 맞지 않아 힘들다. 북한은 핵보유국 인정을, 미국은 비핵화 및 동결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이번 방한 시 틸러슨 장관도 지금이 북한과 대화를 할 시점이 아니라고 언급한 바 있다. 결국 제재와 군사적 옵션만 남게 된다. 대북정책 검토 막바지에서 틸러슨 장관은 한국 일본 등 동맹국들 및 중국과의 정책적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역시 미·중 관계가 중요한 변수로 남는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 방문에서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의 의제 조율과 함께 대북정책 관련 중국의 협력을 요청했으나 중국은 기존 ‘2개의 모라토리엄’과 ‘비핵화와 평화체제 병행 논의’를 고집했다. 틸러슨 장관은 북한에 대한 강경한 압박 및 중국의 역할을 요청했으나 중국 측은 대화 재개를 강조했다. 즉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입각한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되 동시에 대화를 가동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결국 미·중 양국의 대북정책 방향은 다음 달 초 미·중 정상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의 방중 태도가 예상보다 공세적이지 않은 것이 그의 미숙함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미·중 정상회담을 고려한 호의적 태도였는지를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 남중국해, 미·중 무역관계 등 중국에 양보할 수 없는 사안들이 존재하며, 북한 문제로 중국과 갈등을 빚기보다는 협력하는 쪽으로 방향을 정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아시아 방문 결과를 참조해 이달 중에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나올 것이며, 미·중 정상회담에서 최종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한국의 외교력이 또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현재 한국 내부의 정치적 공백은 북한의 핵실험 및 미사일 도발 국면에서 한국의 외교력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미·중 관계는 사드 배치로 인해, 남북관계는 북한 핵·미사일 실험으로 인해 모두 경색 국면에 놓여 있다. 현 시점에서 한국이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은 대미 외교다. 차기 정부 시작 이후 원만한 한·미 관계를 위해 효과적인 대미 외교를 추진해야 한다.

대미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역시 대북정책 공조 및 사드 배치 문제다. 현재 한·미 양국은 대북정책에서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으나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이 미·중 간 결정 사항이 되지 않도록 한·미 간 공조 채널을 지속적으로 유지·강화해야 한다. 문제는 사드 배치와 관련된 중국의 한국 보복이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중국의 보복을 막을 수 있도록 미국에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중국의 보복을 막지 못하면 사드 배치를 중단하겠다는 메시지가 필요하며, 실제로 배치 속도를 늦추어 미국의 중국 압박을 이끌어내야 한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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