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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초롱-곽금주] 보복의 심리

공정성 회복시켜 다시 협동하게 만들어… 상처 치유와 승화하려는 노력 필요하다

[청사초롱-곽금주] 보복의 심리 기사의 사진
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이 계속되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적 타격이 크다. SK를 비롯해 여러 중국 공장 가동을 중단시켰고, 롯데 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해 매장이 문을 닫게 되는 등 중국에서의 사업이 전면 마비되는 상황이다. 또한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와 한류 연예인 출연 및 한국 드라마 방영 금지에 이어 한국 영화 영화제까지 금지되었다. 정치적으로 무관한 클래식 연주자나 성악가들에게도 비자 발급이 늦춰지는 등 다양한 형태의 제재가 일어나고 있다. 갈수록 중국의 보복 정책은 수위가 높아지고 있고 이로 인해 경제, 관광, 문화, 예술 등 여러 분야에서 피해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비단 국가 간 보복뿐 아니라 국가 안의 조직 간 그리고 개개인 간에도 보복은 일어나곤 한다. 보복은 상대에게 받은 피해를 그대로 입히는 행위이다. 여기에는 직접적인 보복행동뿐 아니라 표출되지 않더라도 앙갚음하고자 하는 마음인 복수심 또한 포함된다. 단순한 공격행동과의 차이는 반드시 상대의 잘못된 행동에 대한 반응으로 일어난다는 점이다. 그런가 하면 분노와 억울함처럼 단순한 감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보복은 훨씬 더 강한 감정으로 인해 반드시 행동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아울러 보복은 처벌과는 다르다. 보복은 상대에게 손실이나 피해를 입히려는 의도가 더 강한 반면 처벌은 상대를 개선하기 위한 바람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

그런데 이런 보복행위는 개인적, 사회적으로 일정한 이득이 있다. 보복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그 자체로 가해 행위를 할 수 있는 상대를 미리 제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무엇보다 보복을 통해 공정성에 대한 믿음이 달성될 수 있다. 한 사회에서 아무 노력 없이 이득을 취하는 사람에게 상대적으로 손해를 입힘으로써 공정한 사회를 만들게 해준다. 아무런 노력 없이 혜택을 가지게 되는 구성원이 존재하거나 아무리 노력해도 그만큼의 보상이 없는 조직에서는 사람들은 불공평함으로 인한 불만을 가지게 된다. 인간은 불합리적이거나 불공평한 대우를 받았을 때 커다란 정신적 고통을 느낀다. 이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는 직접적인 폭력을 당했을 때와 매우 유사하다. 피해를 받을 때 피해자의 가장 큰 고통은 자신은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 가해한 상대는 웃고 있다는 것이다. 이 자체가 불합리성, 불공정성으로 지각될 수 있다. 따라서 불공정성에 대한 보복은 피해자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줄여줄 수 있고 공평성을 되찾게 한다. 보복이 받은 피해를 완전히 없애주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가 가지고 있는 고통을 가해자에게도 가하여 그 고통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다. 보복은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존재하는 권력의 균형을 잡을 수 있게 하여 다시 협동하게 한다.

이렇게 보복은 이득을 가져온다. 서로 협동하게 돼 더 생산적인 사회를 만들어가게 한다. 분노를 표시함으로 인해 상대로 하여금 더 큰 위해를 하지 못하게 미리 막고 경고해 단념하게 할 수도 있다. 또한 미리 다가올 대립을 아예 차단해 근절하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더 큰 불화가 일어나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보복을 하고 난 이후 사람들은 정말 통쾌함과 시원함만을 느낄까. 나를 괴롭히고 손해를 입힌 사람에게 보복한 이후 느껴질 카타르시스는 실제로 행하고 나면 상상했던 만큼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이를 처벌한 기억이 당사자로 하여금 그 사건을 잊게 하기보다는 계속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에 부정적인 감정이 지속될 수도 있다. 베이컨은 “보복을 하려는 자, 자신의 상처를 치유하지 않으면 그 상처가 곪는다”고 말했다. 상처는 불가피하다. 그것이 거듭되지 않도록, 상처가 상처로만 머물지 않도록 치유와 승화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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