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정진영] 뼈는 살아있다 기사의 사진
뼈는 한 생명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살아서는 몸을 지탱하고 죽은 후에는 그대로 남아 생의 근원을 밝혀준다. 무기질인 뼈는 썩지 않기 때문에 수만년 전 인류 조상의 연원을 탐구케 한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미국의 윌러드 리비 박사가 1952년 찾아낸 방사성 탄소연대 측정법에 의해서다. 생명체가 음식을 섭취하면 그 속에 있던 질소 탄소 산소 같은 화학원소들이 뼈 속에 쌓인다. 뼈 속에 남은 여러 원소 중 탄소는 시간이 지나면서 일정량이 줄어든다는 데 착안해 시기를 가늠하는 것이다.

2015년 가을 ‘뼈가 들려준 이야기’라는 책이 출간됐다. ‘뼈는 인간을 가장 깊숙이 이해하는 열쇠’란 부제의 이 책은 뼈에 관한 궁금증을 꽤 풀어줬다. 저자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DPPA)에서 일하는 한국인 진주현 박사다. 전쟁 때 실종된 미군의 유해를 분석한 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하는 법의인류학자다. 그는 ‘뼈는 살아있다’고 믿는 다.

책에 따르면 뼈는 ‘억울하게 죽은 이가 남긴 마지막 말’이다. 뼈 중에서도 ‘여성미의 상징’으로 불리는 쇄골은 ‘몸속의 지문’이다. 사람마다 다른 독특한 형태이기 때문에 사망자의 나이와 신원을 밝히는 데 결정적이다. 몸의 움직임에 따라 모양이 변하는 다른 뼈와 달리 쇄골의 밀도와 모양은 사후에도 그대로 유지된다. 돼지와 곰의 뼈는 사람 뼈와 아주 비슷하다. 사람처럼 잡식성이어서 뼈에 남겨진 성분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세월호가 올라왔지만 작업은 생각보다 더디다. 미수습 가족들은속이 탄다. 뼈가 발견됐다고 할 때마다 가슴은 쿵쾅거린다. 현재까지 확인된 20점의 뼈는 사람 것이 아닌 것으로 분석됐다. 진 박사는 책 마지막 문장에 세월호 미수습 가족의 염원을 담았다. “돌아와, 집에 가자”라고 썼다. 그를 포함한 모두의 바람대로 ‘살아있는 뼈’가 하루빨리 수습돼 가족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글=정진영 논설위원, 삽화=이영은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