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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과 삶] 립스틱 효과 기사의 사진
대표적인 불경기 상품 립스틱
소위 ‘불황형 소비품목’이라 불리는 립스틱 매출이 늘고 있다고 한다. 1930년대 미국 경제공황 시기에 유독 립스틱 매출만 오르는 기이한 현상을 두고 학자들은 ‘립스틱 효과(lipstick effect)’라고 했다. 립스틱만 발라도 기분을 바꾸는 효과가 최근의 소비 트렌드로 등장했다는 의미다. 위축된 소비심리를 작고 값싼 물건으로 극복해보려는 행동의 일종이다. 넥타이 효과, 매니큐어 효과와 같은 말들도 일맥상통한다.

값비싼 승용차는 사지 못하더라도 한 끼의 럭셔리 음식, 고급 초콜릿 구매도 이러한 경우에 해당한다. 이와는 반대 경우인 과시욕구로 고가 상품이나 명품 구매가 늘어나는 ‘베블런 효과’도 공존하다보니 소비 패턴을 한마디로 규정하기는 어렵다.

생물학 관점에서 볼 때 인간은 짝짓기와 싸움 그리고 먹이활동을 보다 정교하게 진화시켜 왔다. 종족 번식을 위해 잠재적 배우자를 유혹하는 행동 또한 교묘해졌다. 이런 측면에서 화장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여성이 아름답게 보이고자 하는 욕망은 수백만 년 진화 과정에서 유전자로 물려받은 본능이다. 모든 생물은 자신의 능력을 성장과 종족 번식에 아낌없이 투자한다.

인간 또한 좋은 배우자를 선택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성이 립스틱을 바르는 행동은 남성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욕망 이전에 젊고 건강하다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하다. 그래서 립스틱이란 물건은 타인에게는 단정한 인상을, 자신에게는 활력을 불어넣는 작고 아름다운 사치품이다.

최근 들어 특히 빨간 립스틱이 잘 팔리는 현상은 투자 대비 효과가 높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의상과 헤어컬러에 따라 효과가 다르긴 하지만, 검은 피부에는 밝고 선명한 빨강 립스틱이 잘 어울린다. 흰 피부 얼굴에 보라색이나 와인색 입술은 창백해 보일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붉은 피부에는 오렌지색이 좋은 느낌을 준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여성에 해당하는 황갈색 피부에는 레드나 핑크가 무난하다.

성기혁(경복대 교수·시각디자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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