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청소기 빌려 쓰고… 그림은 빌려 보고… 불황에 럭셔리 렌털시장 뜬다 기사의 사진
렌털 서비스를 시작하는 미국 청소기 브랜드 컬비 제품. 컬비 제공
불황이 깊어지며 소비자들이 고가 제품에 지갑을 쉽게 열지 않자 일정 기간 대여해주고 가격 부담을 낮춘 렌털 서비스 시장이 커지고 있다. 정수기와 운동기구 등이 대부분이었던 렌털 시장은 청소기와 그림, 명품 의류 등으로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홈케어 시스템 컬비는 오는 12일 GS샵 홈쇼핑 채널을 통해 첫 렌털 방송을 론칭한다고 6일 밝혔다. 그동안 청소기 판매 방송은 많았지만 렌털 서비스로 선보이는 것은 컬비가 처음이다. 컬비는 미항공우주국(NASA)의 루이스 연구소와 기술 협약을 통해 개발된 미국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주로 호텔이나 홈케어 서비스 업체 등 B2B(기업간 거래) 시장에서 인지도가 높았지만 최근에는 개인 소비자들의 문의가 늘면서 지난해 B2C 시장에 진출했다.

전문 청소기인 만큼 가격은 300만원대다. 일반 청소기의 10배가 훌쩍 넘는 초고가 제품인 탓에 국내 시장에는 렌털 서비스 형태로 진출했다. 월 7만9000원 수준으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렌털 시장 규모를 연간 25조원으로 보고 있다. 품목도 다양해지면서 시장은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06년 3조원 규모였던 국내 렌털 시장은 2020년 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렌털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은 1인 가구가 늘면서 소비 패턴이 점점 ‘소유’에서 제품과 서비스 ‘체험’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선뜻 고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주저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유다. 하지만 무턱대고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고급 가치를 소비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렌털 시장에 눈을 돌린 것도 한몫했다.

생활 속 다양한 제품을 렌털 서비스로 만나볼 수 있는 점도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집을 갤러리처럼 꾸미는 그림 렌털 서비스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미술품 스타트업 ‘오픈갤러리’는 큐레이터가 국내 작가들의 작품을 골라 3개월 단위로 대여하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보다 부담이 적은 가격에 ‘작은 사치품’으로 집안 분위기를 전환하려는 이들이 늘면서 비슷한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명품백도 렌털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리본즈는 샤넬, 루이비통, 프라다 등 명품백을 월 7만9000원에 한 달간 대여해주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SK플래닛은 국내외 유명 브랜드 의류와 가방 등을 월 8만원에 4회 대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 앤’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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