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규의 문화공방] <99> 시청률 0.8% 기사의 사진
KBS 가요순위 프로그램
시청률 0.8%. 애국가 시청률이 아니다. 한 지상파 방송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 시청률이다. 지상파 3사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 모두가 시청률 1% 내외다.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오명에 휩싸였다. 사실 애국가 시청률은 공식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만큼 저조한 시청률을 가리켜 방송 관계자들이 우스갯소리로 에둘러 한 말이다. 현 체제의 지상파 3사 가요 순위 프로그램 출발은 1998년 전후다. 이제 20년의 역사를 가진다. 당시로서는 지상파 채널 이외에는 볼거리가 없었다. 당연히 시청률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인기가 있었다. 이 세 프로그램은 2000년대 중반 이후 폐지한 순위제를 2013년 상반기에 부활시키며 주력했지만 시청률은 3% 내외로 떨어졌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애국가 시청률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시청률 0.8%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맞았다.

사람들이 시청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비슷한 음악과 무대가 매주 반복된다. 출연자도 몇 주 동안은 지속적으로 중복된다. 편성도 애매하다. 젊은 층이 시청할 수 있는 최적의 시간대도 아니다. 가요 기획사나 가수들이 콘텐츠 자체의 타깃을 10대로 두고 경쟁을 하는 시스템이다. 이런 콘텐츠가 반복해서 쏟아지면서 음악 시장은 더 편협해지고 균형감각을 상실하게 된다. 음악 제작자만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균형의 문제는 방송환경의 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공공재 기능을 가진 지상파 방송은 문제인식과 책무를 가져야 한다. 장르의 다양성과 풍성한 소리를 대중에게 제공해야 한다. 케이블TV가 상업성의 논리를 갖고 있다면 지상파 방송은 그것을 경계해야 할 의무도 있다. 출연자 기준을 다양하게 만들어 상업 권력과 타협하지 않아야 한다.

방송 3사의 가요 순위 프로그램 시청률을 모두 합해도 전국노래자랑 시청률에 못 미친다. 시청률 0.8%, 이제 무엇이 두렵나. 새로운 판을 짤 최적의 기회를 맞았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강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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