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바른정당, 홍준표에 ‘조건부 단일화’ 역제안 기사의 사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측이 보수 후보 단일화를 제안하자 바른정당이 전제조건으로 3대 요구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한국당 출당, 친박(친박근혜) 핵심 인사들에 대한 인적 쇄신, 홍 후보의 유승민 후보에 대한 ‘배신자’ 발언 사과가 3대 요구사항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전제조건만 수용되면 보수 후보 단일화를 넘어 대선 전 합당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대 걸림돌인 박 전 대통령의 출당 문제에 막혀 협상에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후보 측과 바른정당 핵심 인사들은 지난주 보수 후보 단일화 문제를 놓고 물밑협상을 벌였다고 양측 관계자들이 9일 밝혔다. 양측은 ‘문재인·안철수 양강 체제’로 대선 구도가 굳어지기 전에 판을 흔들어 보수 민심을 되찾아야 한다는 공통된 절박감 속에 물밑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보수 후보 단일화까지 ‘산 넘어 산’이다. 특히 홍 후보 측은 박 전 대통령 출당 문제와 관련해 “당헌·당규에 따라 박 전 대통령이 기소되면 당원권이 자동 정지되기 때문에 무리하게 출당시켜 이른바 ‘태극기 민심’과 TK 지지층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바른정당은 “보수 분열을 야기한 박 전 대통령이 한국당 당적을 갖고 있는 한 단일화는 없다”며 “당원권 정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통령과의 분명한 단절을 요구한 것이다.

친박 핵심 인사 정리도 쉬운 문제가 아니다. 한국당의 친박 의원은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후보 단일화는 조건 없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홍 후보가 무리하게 친박 인적쇄신을 추진할 경우 엄청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친박 핵심 조원진 의원은 “한국당이 더 이상 보수의 가치를 지킬 수 없다”면서 8일 한국당을 탈당해 친박 단체들이 창당한 ‘새누리당’ 입당 의사를 밝혔다.

양 후보들 간의 온도차도 변수다. 홍 후보는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바른정당은 내가 (후보로) 있을 때 안 들어오면 증발한다”고 압박했다. 이어 “바른정당은 일부는 한국당으로, 일부는 국민의당으로, 일부는 바른정당에 잔류하는 세 갈래로 나뉘고 이렇게 되면 대선을 치르기 힘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매우 완강하다. 그는 홍 후보와의 단일화와 관련해 “이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한국당 전체가 사라져야 할 적폐”라고 말했다.

단일화가 되더라도 단일화 방식을 놓고 엄청난 기싸움이 예상된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홍 후보와 유 후보 간 양자대결에서는 유 후보가 유리하고, 문재인·안철수·심상정 후보까지 포함시켜 5자 대결을 실시할 경우 홍 후보가 우위에 있는 상황이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자신에게 불리한 단일화 방식을 수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그러나 보수 궤멸 위기에 처한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입장을 조율해 보수 단일화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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