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포럼-홍덕률] 왜 대학혁신인가? 기사의 사진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총체적이면서도 심층적인 변화다. 그 중심에는 과학기술의 발전이 있다. 컴퓨터가 등장해 세상을 바꾼 지(3차 산업혁명, IT혁명)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실제로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이 세상을 어떻게 바꿔갈지 상상하는 것조차도 쉽지 않다. 4차 산업혁명이 몰고 올 변화는 산업과 직업구조와 경제의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의 삶과 사회도 총체적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사람들의 관계와 세계관도 물론 질적인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예컨대 리더십이다. 4차 산업혁명 이후의 사회는 더 이상 통솔형의 군림하는 리더를 반기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설득하고 조율해 내는 리더십이 환영받을 것이다.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덕목과 자질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그러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고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당연한 결과지만 미래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들도 총체적인 혁신을 요구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대학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 걸까. 첫째는 교육 내용을 혁신하는 것이다. 대학과 교수는 10년 뒤, 아니 5년 뒤면 필요 없어질 낡은 지식과 기술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학생들이 배우고 학습하는 내용은 매년, 매학기 업데이트되어야 한다. 낡은 지식과 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학생들과 사회에 죄를 짓는 것이다. 미래와의 사이에 둘러쳐진 지적 나태의 벽을 헐어야 하고, 사회와의 사이에 가로놓여진 불통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 연구실과 실험실과 강의실을, 아니 대학 전체를 미래와 사회를 향해 활짝 열어야 하는 것이다. 교육 내용은 물론 교과목, 교육과정까지 끊임없이 혁신해 가지 않으면 안 된다.

둘째, 대학은 암기 교육이나 지식 교육과도 결별해야 한다. 지식의 양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식의 양으로 학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도 버려야 한다. 지식은 주머니 속의 고성능 컴퓨터 또는 스마트폰이 해결해 줄 것이다. 논리적 판단까지도 인공지능이 상당 부분 대신해 줄 것이다. 앞으로는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담당하지 못하는 영역에 주목해야 한다. 공감·소통 능력이 대표적인 예다. 상상력과 감수성도 중요하다. 스스로 문제를 설계하고 답을 찾아가는 자기주도 능력도 미래에는 매우 중요해진다. 궁극적으로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함양해 주는 교육으로 혁신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그런 교육은 기존의 경직된 단과대학 및 학과 구조를 그대로 두고서는 불가능하다. 학생들이 학과 틀에 갇혀 있어서는 융합적 사고를 키울 수 없고 그래서는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도 기를 수 없다. 당연히 학사제도에 대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해진다. 학과 간의 벽을 허물고 융합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 미래 사회와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를 담아낼 수 있도록 학사제도도 훨씬 유연해져야 한다. 융합과 개방은 교육과 대학의 새로운 키워드로 자리 잡아야 한다.

넷째, 대학들도 평생교육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이미 우리는 평생교육 시대를 살고 있다. 지식과 기술의 빠른 변화 때문만은 아니다. 이미 100세 시대를 살게 된 것도 중요한 이유다. 대학에서 배운 지식과 전공 하나로 평생을 살아갈 수 있는 시대는 오래전에 끝났다. 앞으로는 인생 2모작, 3모작도 부족하다. 인생 4모작, 5모작의 시대다. 누구라도 평생 동안 학습해야 한다. 대학은 이제 재교육과 평생학습을 원하는 성인들에게도 활짝 열려야 한다.

다섯째, 대학은 첨단 교육기술을 수용해 교육방법의 혁신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예컨대 온라인 교육기술이다. 온라인교육이 학습의 시·공간 장벽을 무너뜨린 지 이미 오래다. 사이버대학이 대표적인 예다.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수업을 들으면서 정규 대학과정을 마칠 수 있도록 첨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21개의 사이버대학들에서 10만명의 학생들이 학습하고 있다. 또 있다. 선진국의 일류대학들마다 앞 다퉈 제공하고 있는 고품질 MOOC 강좌다. 다행히 교육부도 2년 전부터 K-MOOC 사업에 본격 나서기 시작했다. 오프라인 교실 수업에만 갇혀 있는 대학은 더 이상 미래가 없다.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강의를 적절하게 혼용하면서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어야 한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대학혁신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는 것이다. 대학혁신은 대학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미래 세대인 학생들과 궁극적으로는 나라의 내일을 위해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다. 사회적 관심과 지원이 요구되는 이유다.

홍덕률 대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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