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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관련 신학 논문 들여다보니… 생명·윤리 가치 성찰하고 공공신학 중요성 강조

140여편 발표… KCI 등재 12편 ‘재난 신학’의 정립 강조, 한국교회 윤리적 반성 등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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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사회’일수록 교회의 공공성은 더욱 중요하다. 교회가 공적 신앙을 구현하려면 ‘우는 자와 함께 우는’ 도덕적 공감능력이 회복돼야 한다. 또 교회는 안전의 공공성을 위한 ‘학교’가 돼야 한다.”(문시영 남서울대 교수)

3년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한국교회 신학자들에게도 다양한 연구 과제를 던졌다. 10일 학술논문사이트 ‘디비피아’ 등에 따르면 2014년 4월부터 지난달까지 발표된 세월호 관련 논문 140여편 가운데 KCI(한국학술지 인용 색인)에 등재된 종교·신학(개신교) 분야 논문은 약 10%인 12편에 달했다.

이들 논문은 세월호 사고를 통한 고난의 의미와 생명·윤리적 가치를 성찰하는 한편 재난에 대한 교회의 역할과 공공신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문시영 교수는 2015년 12월 ‘위험사회의 공공신학적 성찰과 한국교회의 과제’를 발표했다. 그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한국교회가 실천해야 할 공공의 과제를 강조하면서 “법의 빈틈을 교묘하게 악용하는 위험사회에서 교회는 안전의 공공성을 위한 실천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교성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지난해 3월 ‘후기 세월호신학 구성에 관한 소고’라는 논문을 통해 ‘재난 신학’의 정립을 강조했다. 미국의 9·11테러사건(2001)과 동일본대지진(2011), 세월호 사고를 비교·연구한 이 논문에서 그는 “재난신학이 없다면 되풀이되는 재난을 예방하거나, 재난의 의미를 찾거나, 재난을 재기의 계기로 삼는 데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보·보수 진영과 국내외 신학자들을 아우르는 본격적인 ‘후기 세월호 신학’ 또는 ‘한국적 후기 재난신학포럼’이 중장기적으로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이는 다양한 국가와 사회의 재난 경험과 재난 신학의 교류·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지런히 발품을 판 연구물도 눈에 띈다. 김은미(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 박사는 지난해 취득한 박사학위논문인 ‘세월호 유가족의 자녀상실 경험연구’를 준비하면서 1년 간 현장을 누볐다. 2015년 1월부터 경기도 안산의 세월호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 기독교 부스에서 진행됐던 목요기도회에 매주 참석하면서 세월호 사고 희생자 유가족 8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김 박사는 기독교상담학적 분석을 통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교회 공동체에 의해서도 이중적인 고통을 겪었다”면서 “교회는 이들이 일상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는 ‘일상적인 지지체’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2015년 10월 ‘타인의 고통을 대하는 한국교회의 태도에 대한 기독교윤리적 반성’을 발표한 이동춘 장신대 교수는 “한국교회가 세월호 참사로부터 받은 큰 숙제는 ‘악의 평범성’을 지닌 사람들을 어떻게 대할 것이냐에 있다”며 교회의 공적 역할 회복을 촉구했다. 박현호(미국 버클리연합신학대학원) 박사는 지난해 9월 ‘세월호 참사에서의 민중’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통해 민중신학의 관점에서 세월호 참사를 조명했다.

박재찬 장창일 기자 jeep@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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