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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사초롱-이나미]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평행이론

식민통치와 독재라는 공통의 역사 가져… 양국, 침략 대신 평화로운 공동체 지향

[청사초롱-이나미] 인도네시아와 한국의 평행이론 기사의 사진
최근 김정남이 숨지면서 잠깐 매스컴에 등장했지만 인도네시아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세계경제의 중요성에 비하면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세계 4위 인구에 2000년대에 들어서 국내총생산(GDP)이 4배나 늘어났기 때문에 강대국 틈에서 설움을 겪는 우리로서는 상당히 좋은 미래의 파트너다.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줄면서 한류를 좋아하는 인도네시아의 젊은이들이 한국을 많이 찾아줘 고마운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처럼 위안부 피해자들이 있고, 긴 침략의 역사는 16세기 네덜란드가 점령할 때부터 시작돼 20세기 일본이 패배한 1945년 8월 17일까지 계속됐다.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는 종신대통령을 도모했지만 1966년 쫓겨났고, 뒤를 이은 수하르토도 부패한 독재세력으로 32년간 통치하다 실각했다.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들을 연상시킨다.

현재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적폐청산을 외치며 국가의 인프라를 재건하고 있는데 검은돈을 찾아내고, 민주주의를 구현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의 오바마’란 소리를 듣고 ‘조코위 효과’란 신조어도 있다. 하지만 수탈세력의 통치를 오래 받은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법을 따르기보다는 뇌물을 받고 몰래 돈을 빼돌리는 것에 여전히 익숙하다. 역대 대통령들이 외국에서 차관을 들여와 친척과 주변 인물만 잘 챙기고 흥청망청 쓰며 독재를 하다 외환위기(IMF) 사태가 터진 것도 한국과 비슷하다.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조코위 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바수키 주지사는 상당한 성과를 올려 우리의 경제 성장률이 2%에 머물고 있는 동안 현재 5%대까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출생률 때문에 앞으로 우리보다 훨씬 더 잘살 수도 있다.

하지만 개혁에 반대하는 이들의 세력도 만만치 않아 초반에는 경제개혁이 쉽지 않았다. 화교 출신이며 기독교도인 바수키의 이력을 문제 삼는 인종주의자들이나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폭력적인 시위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여전히 뇌물과 횡령이 왜 문제가 되느냐고 주장하는 이들의 숫자가 많고, 비판의 싹을 자르는 전체주의적인 교육제도도 대중을 깨어 있지 않게 만드는 데 한몫한다.

한국의 대선 후보들도 거의 공통적으로 부패하고 이기적인 과거 정권과의 차이를 강조하고 있지만 사회가 부패한 과거의 악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아무리 좋은 정치인이 나와도 금방 이 땅이 살기 좋은 천국으로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점잖게 좋은 정책 만들기에 집중하는 정치인들은 저평가시키고, 막말을 하고 상대 후보를 비판하는 것만 아침저녁으로 하는 정치인들은 띄워주는 매스컴이 있는 한 성숙한 사회도 요원해 보인다.

그러나 식민통치와 독재를 견딘 인도네시아나 한국은 공통적으로 침략 대신 평화로운 공동체를 지향했다는 점에서 다른 강대국과는 다른 자부심을 가질 만하다. 20세기 독재와 식민제국주의가 폭력과 파괴에 몰두했다면 21세기는 환경보호와 평화를 지향하는 새로운 이념을 더 확충시킬 필요가 있다. 핵폭탄이니, 미사일이니, 선제공격이니, 무서운 말을 쏟아내는 선진국의 십자포화 속에서는 특히 침략과 독재를 우리처럼 견뎌야 했던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와의 연대가 어쩌면 새로운 블루오션일 것 같다.

사드 보복으로 명동이나 제주도만 썰렁해진 게 아니라 의료관광도 직격탄을 맞고 있고, 전쟁이 곧 나서 선거도 치르지 못한다는 루머를 초등학생들도 떠들고 다니며, 장사나 사업을 시작한 친구들의 자녀들이 힘들다는 소식도 자주 접한다. 정치나 외교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 될 수 없는 어지러운 시절인 것 같다. 정치외교는 잘 모르는 분야지만 나라 밖 새로운 가능성은 없나 나름 고민해 본 것이니 주제넘다 비난하지 말아 주었으면 좋겠다.

이나미 심리분석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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