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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열며-라동철] 지방분권 강화를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 지방에 배분할 때… 대선후보들, 실현 방법 등 로드맵 제시해야

[내일을 열며-라동철] 지방분권 강화를 기사의 사진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각 당 대선 후보들이 이런저런 약속을 경쟁적으로 쏟아내며 유권자 표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번 대선은 초유의 국정농단 사태와 이로 인한 대통령 탄핵이 불러 온 선거인 만큼 국민적 관심사와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부조리한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달라는 열망이 선거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새 정부에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개선할 권력구조 개편, 민의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선거제도 개혁, 국민의 기본권 강화, 경제민주화와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 등이 실현되길 기대하고 있다.

여러 가지 요구가 분출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일상생활 전반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영역인 지방분권·지방자치 강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전국 17개 시·도지사들의 협력체인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와 기초단체장들의 협의체인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 지방자치 관련 조직들은 앞다퉈 지방분권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헌법에 지방분권국가 천명, 자치입법권 및 자치조직권 확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협력 강화, 세제개편 등을 통한 지방재정 확충 등이 핵심 내용이다.

자율성과 책임성에 기반을 둔 지방자치가 제대로 작동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와 합리적으로 배분하자는 것이다. 지방분권의 작동방식인 지방자치가 국내에서 재도입된 지는 20여년이 흘렀다. 5·16군사쿠데타로 중단된 지방의회는 1991년 부활돼 올해로 27년째고, 1995년 도입된 자치단체장도 민선 6기를 맞이했다. 성년의 나이를 훌쩍 넘겼지만 대다수 지자체는 재정기반이 허약해 중앙에 의존적이고 조직 구성 등에서 자율권이 제약받고 있다.

지방자치의 강점은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이 유권자를 의식해 정책을 결정하고 행정을 펼친다는 점이다. 청와대와 중앙정부가 전국의 도지사, 시장, 군수, 구청장을 임명하던 시절을 생각하면 지방자치가 왜 필요한지 알 수 있다. 당시 지방 행정기관장들은 주민보다는 임명권자인 중앙정부를 먼저 쳐다봤다. 하지만 이제는 유권자인 지역 주민들의 시선을 먼저 의식하고 그들의 평가를 두려워한다. 지자체들이 자연히 주민들이 원하는 정책,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행정서비스,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행정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펼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방자치는 여야로 갈려 갈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중앙정치와 달리 생활정치가 이뤄지는 영역이기도 하다.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문제가 불거지자 단체장들은 여야 구분 없이 한목소리를 냈다. 지방분권 강화 요구에도 마찬가지다.

일부 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무능과 비리를 이유로 지방자치 확대에 부정적인 여론도 있지만 이는 기우다. 지방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 자율성을 높여주는 대신 책임성은 강화하는 게 바람직하다. 주민소환 요건 완화, 주민감사청구 확대 등의 견제장치를 강화하면 된다.

지방분권 과제들은 각 정당의 대선 공약 등을 통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원내 5당과 대선 후보들은 지방분권 확대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거나 이에 공감하고 있다. 지방분권 강화를 공약하고도 당선된 뒤에는 외면한 과거 정부의 행태가 이번에도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후보들은 지방분권에 대한 철학과 이를 담아낸 공약은 물론 실현 방법과 시기 등 로드맵까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라동철 사회2부 선임기자 rdchu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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