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션 톡!] 우리는 그들의 심정 얼마나 헤아려왔나

‘세월호 3년, 교회가 있었다’ 시리즈 후기

[미션 톡!] 우리는 그들의 심정 얼마나 헤아려왔나 기사의 사진
세월호 3주기이자 부활주일인 16일 경기도 안산 세월호 참사 정부합동분향소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안산=윤성호 기자
“‘우리 아이가 잊히면 어쩌나’ 두려워하는 부모들의 심정을 이해해줘야 합니다.”

지난 11일부터 미션라이프에 3차례 보도된 ‘세월호 3년, 교회가 있었다’ 시리즈를 취재하면서 접한 얘기입니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는 동안 희생자 유족들을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에게서 나온 말이기에 곰곰이 곱씹게 만들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목숨을 잃은 자식이 잊히는 것에 대해 유족들은 무거운 죄를 짓는 것 같은 심정이라고 하더군요.

이런 얘기를 들은 뒤에야 안산의 세월호 합동분향소에서 100차례 넘게 유족들과 함께 드리고 있는 목요 기도회의 의미를 비로소 알게 됐습니다. 유족들의 슬픔이 멈출 때까지 진도 팽목항의 ‘하늘나라 우체통’을 남겨두겠다는 약속에도 고개가 끄덕여졌습니다. 세월호에 대한 피로감을 언급하거나 ‘빨리 털어내고 새 출발해야지’하며 채근하는 게 유족들의 마음에 또 다른 상처를 줄 수 있구나 싶었습니다.

“교회나 성도들에게 상처 받은 유족들이 많다”는 얘기는 조금 의아했습니다. 유족들과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서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무슨 죄가 있을까 싶었는데, 이 또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족들은 (교회 등에서) 상담을 권유받는 일에 대해 ‘자식이 죽었는데 나만 살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큰 죄책감을 갖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의 자녀상실 경험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을 준비하며 1년 동안 유족 8명을 심층 인터뷰한 김은미(백석대 기독교전문대학원) 박사의 연구 내용입니다.

김 박사 연구에 따르면 크리스천 유족 부모들의 경우, 교회 공동체에 의한 상처로 이중적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빨리 잊고 교회 봉사를 하자” “(사고에 대한) 배·보상이 빨리 이뤄져야 할 텐데…” 같은 세심하지 못한 조언들 때문이라고 합니다.

일부 교계 단체가 시혜자적인 입장에서 펼쳤던 지원 활동은 유족들에게 모멸감을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족이나 자녀 등을 상실한 데 따른 심리·정신·정서적 고통은 3개월 정도 극심하게 나타나고, 1∼3년까지 이어진다고 합니다.

유족과 일정 시간 함께 있었고, 그들을 지원했다는 것만으로 교회가 제 역할을 다한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 아쉽다는 이들도 있습니다. 3년 째 안산지역 마을공동체 회복을 위해 일하고 있는 안산 희망교회 김은호 목사는 “그간 한국사회는 성장과 자본은 중요한 가치로 여겼고, 교회 역시 성장중심주의에 빠져 경쟁과 제 몸집 불리기에 급급했다”며 “세월호 참사 후에도 전혀 달라지지 않은 교회들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세월호는 더 많은 승객을 태우고 화물을 싣기 위해 불법 개조를 했습니다. 생명보다 다른 것을 우선시하는 바람에 대참사를 만들어낸 겁니다. 이를 묵인하고 방조해온 목회자와 교인들부터 통렬한 반성과 회개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야만 교회가 앞장서서 사회를 향해 “물질, 경쟁, 효율성을 생명보다 중시하지 말라”는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의 미수습자 9명의 수색이 18일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3년을 기다려온 가족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면서 경청하고 공감하는, 성숙한 크리스천이 될 수 있기를 나부터 다짐해 봅니다.

박재찬 이사야 기자 jeep@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트위터페이스북구글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