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슬픈 범죄] 부모가 자식 버리면… 獨선 일반유기보다 가중 처벌 기사의 사진
미국 미시간주에 살던 안젤라 알렉시(27·여)는 2014년 크리스마스이브를 이틀 앞둔 12월 22일 남자아이를 친구 집 차고에서 출산했다. 친구 집에 얹혀살던 알렉시는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아이를 키울 방법이 없자 아이를 차고에 그대로 둔 채 그곳을 빠져나왔다. 아이는 결국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영하의 기온 속에서 숨을 거뒀다.

알렉시는 아이를 처리할 방법이 없자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렸고, 다음 달 14일 지역 재활용센터 직원이 컨베이어벨트에서 검은색 셔츠에 둘러싸인 아이를 발견했다. 법원은 알렉시에게 1급 아동 학대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했다. 가석방도 불가능한 종신형이었다.

한국과 달리 미국 대부분의 주정부는 아동(영아)유기를 중범죄로 보고 처벌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오클라호마주에선 10세 이하의 아이를 유기할 경우 1∼10년의 징역형을 받는다. 일리노이·미시간주 등에서도 아동유기죄는 중범죄로 취급돼 징역형을 받는다.

미국 캐나다 영국 호주 등은 아이를 차에다가 잠시 두고 가게에 가도 ‘아동을 유기하거나 방임하는 행위’로 정의돼 아동학대로 처벌한다. 한 한국인 유학생 부부는 아이를 집에 두고 외출했다가 이웃 주민의 신고로 5만 달러 벌금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변호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신기윤 변호사는 “미국의 법은 힘없는 아이의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목적이 크다”고 설명했다.

독일은 ‘어떤 유기냐’에 따라 가중 처벌한다. 신옥주 전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독일은 아이를 유기할 때 가해자가 피해자와 특별한 관계, 예컨대 부모 자식 관계에 있거나 보호해야 하는 관계에 있을 경우 일반유기보다 처벌이 가중된다”고 설명했다. 또 고의로 아이를 유기하고 이로 인해 아이가 다치면 가중 처벌하고, 사망에 이르렀을 때는 더 가중 처벌한다.

다만 아동유기를 엄격히 처벌하는 국가들도 아이를 안전한 곳에 버렸을 때는 처벌 자체를 하지 않거나 처벌 정도를 경감하는 면책 규정을 두고 있다. 이른바 ‘아기피난소법(Safe Haven Law)’이다. 불가피하게 아이를 유기할 경우에는 안전하게 맡기도록 유도해 아이의 생명권을 보호한다는 취지다. 예를 들어 미국 대부분 주는 종합병원이나 경찰서, 소방서, 교회, 입양기관 등을 아기피난소로 지정하고 있다. 독일에도 아기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베이비박스가 전국에 99개 설치돼 있다.

서종희 건국대 법과대학 교수는 “아기피난소법이 아동유기를 조장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미국 등은 처벌 그 자체보다 영아 생명권 보호를 더 중요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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