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인의를 찾아서-(108) 한양대학교병원 간암센터] 환자 맞춤형 치료… 신의료기술 연구·개발 선도 기사의 사진
한양대학교병원 간암센터 핵심 의료진이 40대 중년 남성 간암 환자의 치료방향을 설정하기 위해 협의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간담췌외과 이경근, 소화기내과 전대원, 간담췌외과 최동호(센터장), 소화기내과 최호순(한양대 의대 학장) 교수. 서영희 기자
한양대학교병원 간암센터(센터장 최동호·간담췌외과 교수)는 신속, 정확한 환자 맞춤형 간암 진료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간 질환 진단 및 치료에 필요한 신의료기술 개발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의료진은 소화기 내·외과를 비롯해 영상의학과, 병리과, 마취과, 핵의학과 등 6개 진료과목의 간 질환 전문 교수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호순(한양의대 학장) 전대원 이경근 최동호(센터장) 송순영 강보경 장기석 신수진 정미애 이희종 김규남 최윤영 교수 등이 그들이다.

이들은 검사에서부터 진단 및 치료 처방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진료서비스를 기본 원칙으로 하고 있다. 또 양성과 악성 구분 없이 모든 간 질환을 한 스펙트럼에 놓고 종합적으로 다루는 다학제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있다.

한국인, 특히 중년 남성에게 간은 건강의 상징과 같이 받아들여진다. 한창 일할 나이 40대에 만성 B·C형 간염에 의한 간경변증, 간암으로 쓰러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는 경우가 많은 까닭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간암에 의한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힌다.

간암을 포함. 간 질환으로 인해 쓰이는 직접 의료비도 연간 1조3359억원에 이르고 있다. 교통비와 간병비 등 부대비용까지 합할 경우 그 규모는 약 5조7000억 원까지 늘어난다. 개인과 국가 경제에 모두 부담이 되는 액수다.

환자 맞춤형 원스톱 진료서비스로 호평

한양대병원 간암센터는 이런 국내 사정을 누구보다 깊이 인식하고, 간암 환자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의료비가 헛되이 쓰이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성취를 이루자’가 은연중에 새겨진 센터 운영의 모토가 된 배경이다.

이 센터의 가장 큰 장점은 간담췌외과와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등 간 질환 진료에 참여하는 각과 의료진이 모두 환자 중심으로 신속, 정확하게 움직이는 진료 체계다.

특히 그 중에서도 간담췌외과 이경근 최동호 교수팀은 상시 협진 제도를 도입, 눈에 보이지 않는 진료과목 간 장벽을 허물고, 진료 대기시간을 단축시켜 환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한시가 바쁜 간암 진단 환자들의 치료가 지연되는 일도 없어졌다. 소위 ‘빅5’로 불리는 대형병원들에서 첫 방문 후, 검사받고 결과 확인하고 수술일정 등 치료계획을 짜기까지 최소 일주일에서 길게는 1∼6개월이 걸리는 것과 크게 대비된다.

이경근 최동호 교수팀은 수술방법 역시 개복수술에서부터 복강경과 로봇 수술, 나아가 간 이식에 이르기까지 간암 극복에 필요한 모든 치료를 해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환자 개개인에 가장 알맞은 치료법을 선택, 치료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서다.

최동호 교수는 “특히 전공의나 설명간호사에게 맡기지 않고 집도의가 직접, 환자와 보호자에게 수술 방법 및 합병증, 수술 후 치료계획에 대해 자세히 설명함으로써 불필요한 오해와 불안요인을 없애주자 환자 만족도가 자연스레 높아졌다”고 전했다.

다학제 진료 활성화로 최적의 개인 맞춤

한양대병원 간암센터는 매주 목요일 낮 12시30분, 간담췌외과 이경근 최동호 교수팀을 비롯해 소화기내과 영상의학과 병리과 마취과 소속 교수 및 전공의가 모두 참석하는 다학제 협력진료 회의(컨퍼런스)를 열고 있다. 환자의 병력, 혈액 및 영상 검사결과 등을 토대로 환자 개인 맞춤치료 방향을 숙의하고 일거에 수술까지 끝내는 방법을 결정하기 위해서다. 치료 후 합병증, 생존율 자료를 공유해 이후 더 나은 결과를 얻는데 필요한 밑거름이 되게 하자는 목적도 있다.

간 이식과 같이 반드시 관련 진료과목 및 파트의 협업이 필요할 때는 별도의 컨퍼런스를 개최하기도 한다. 이런 회의에는 간암 관련 다학제 협진 교수들은 물론 수술실과 중환자실, 병실 간호팀까지 두루 참석한다. 이식수술 전반의 이해도를 높여 진료 및 치료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불필요한 오류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다.

한양대병원 간암센터는 출혈 위험이 높은 간 수술이지만 환자 측 사정으로 수혈이 불가능할 때도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혈 없이 간 이식까지 진행하는 길도 열어놓고 있다. 최동호 교수는 “최대 6시간 이상 걸리는 수술도 환자가 흘리는 피를 즉석에서 처치, 재활용하는 방법으로 수혈 없이 진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이용 간 질환 치료·인공간 연구 선도

요즘 이 센터에서 이뤄지는 간담도계 수술은 연간 70∼100여건이다. 서울아산병원 등 대형병원에 비하면 숫자가 적지만, 그만큼 검사 및 진료 대기시간 단축 등 환자들의 편의성이 높아져 해를 거듭할수록 수술 환자수가 늘고 있다. 간 절제 수술은 원발 간암과 간전이 대장암, 담도암, 담낭암 순서로 많이 이뤄지고 있다.

한양대병원 간암센터는 2015년 3월부터 서울아산병원 의료진과 협진 체제도 구축, 필요 시 간이식을 공동으로 진행해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그동안 이들이 공동으로 시행한 간 이식 건수도 10여 건에 이른다.

최동호 교수는 이밖에도 간암을 조기 진단하는 생물표지자 연구와 줄기세포를 이용, 손상된 간 조직을 되살리는 연구도 활발하게 수행 중이다. 인체 내 환경에선 재생이 잘 되는 간세포가 체외 환경에선 왜 잘 안 자라는지 비밀의 열쇠를 푸는 연구, 간 조직 재생에 도움이 되는 배양기술 연구, 농업진흥청이 진행하는 ‘우장춘 프로젝트’에 참여해 인공 간을 만드는 연구도 열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 국내외의 연구자들과 손잡고 다양한 줄기세포로부터 간세포를 분화시켜 돼지의 고형장기에 이식하는 방법으로 ‘인공 간’ 제작에도 나설 계획이다.

이경근 최동호 교수팀은 최근 3D 프린팅 기술을 응용한 간 재생 융합 연구결과를 SCI급 국제 학술지에 보고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경근 교수는 “단기간에 실현하기가 쉽지 않은 과제이지만 선진국도 이 분야는 아직 기초연구 단계여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우리는 간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 할 생각이다. 한양대병원 간암센터가 국내 최고 수준의 간 전문센터로 발전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글=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 사진=서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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